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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호 작가 Nov 30. 2022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돈 그릇 만들기

"새 아파트 너무 좋다~! 남산타워도 잘보이네~!" 

오늘은 입주자 점검일. 옛날에는 탑층이라 기피 하기도 했을 테지만, 지금은 뷰때문에 찾는 사람도 있는 꼭대기 층에 분양을 받아 이사를 들어 가게 됐다. 살던 남양주 아파트도 1층에 조경을 단독 정원처럼 쓸 수 있고, 상가위 데크 공간도 넓게 집 입구와 연결이 되어 있어 사남매가 마음껏 뛰어 놀기에 너무 좋았다. 하지만, 어릴때 부터 꿈이었던 서울에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는 아내의 만류에도 이번만큼은 내 의견을 들어 줄것을 강조 하며 서울 입성을 종용했었다. 


지금와서 이야기지만, (항상 선택의 결과는 만약 이걸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후회를 남기게 된다.) 그때는 실입주를 하지 않고 분양받은 서울의 집과 살고 있는 아파트를 유지 할수 있었다. 남양주는 지하철 개통을 계획하고 있어서 호재가 있었지만, 서울 입성에 눈이 먼 나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남양주 집을 팔고 서울로 들어가게 된거다. 아내는 가끔 한숨을 내쉬며 그때 서울집 전세주고 남양주에서 아이들 좀 더 키웠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랬다면 그게 베스트 선택이었지 않았을까? 

1억6천에 산 집을 1억6천7백에 팔았는데 지금 5억 6천정도 하니 4억 정도 차익을 만들 수 있었다. 아파트값이 오를때 어렵지 않게 다들 수익을 본 정도 딱 그만큼 인거다. 그런데 새로 입주할 아파트는 5억5천 분양가에 전세가 8억, 매매가 15억이니 전세만 줘도 2억5천 차익이거나 바로 팔아도 9억5천의 차익이다. 그러면 두집 매도 했을때를 합치면 13억5천이고 새아파트 대출 5억을 제하면 8억 5천에 취득세 등등을 제해도 8억은 내 수중에 있을텐데..


그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물론 위의 시나리오대로 선택하지 않은 결과인걸 알지만 괜히 속은 쓰린다.


우리는 남양주 집을 파는걸 선택했고, 초품아 래미안 신축 탑층의 멋진 뷰를 매일 만끽하며 살거라 생각했다.


태어나서 이런 고층에 살아 본적이 없는 우리 사남매는 발망치로 온 집안을 뛰어 다녔고, 하루에도 몇번씩 아랫집의 경고 전화를 받았고, 300만원을 들여 방거실마다 매트 시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자 사이트에는 우리집을 대놓고 거론하는 아랫집의 고도의 전략 전술에(선을 넘는 모함에) 아내는 신경쇠약에 걸려 이집도 아니라는 결정을 하고 2020년 아파트 가격이 고점일때 2년을 딱~! 채우고는 미련없이 집을 팔았다. 


그리고, 이사 하는날 멀리 남산타워를 입주자 점검하는날 이후로 처음 다시 보았다. 뷰 맛집이라며 내심 인스타에도 올리고 했었는데 정작 뷰 값을 제대로 못누리고 가는게 너무 아쉬웠고 화가 났다. 

"뷰맛집은 무슨 개나 줘버려~!"    


그래도 내 수중엔 가상의 첫집 상승분을 제외한 돈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돈은 어디에 갔을까? 분명히 14억에 팔고 5억 대출 갚고 전세금 돌리고 3억은 남았었는데..


돈을 벌기 전에 돈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다. 로또를 맞아도 사업에 횡재를 해도 벌어들인 그 돈을 담을 그릇이 준비 되어 있지 않다면 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주변에 로또 맞은 사람은 없어도 부동산으로 돈을 번사람들이 꽤 있다. 그중에 그돈으로 코인 투자한사람, 주식한사람, 또 부동산한사람, 비싼 차를 산사람들이 있다. 그중에 다음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누구 일까? 


주식한사람, 코인한사람, 부동산을 다시한사람이 아니다. 

바로 돈그릇을 만든 사람만 그 돈을 유지하고 지금과 같이 너도나도 힘들다고 하는 시기에 다시 투자처들을 탐색하고 있다. 


나는 '새삥'이었던 신축을 팔 당시에는 돈 그릇이 뭔지도 몰랐다. 그러니 돈이 어디 갔는지 모르는것도 당연한 이치다. 


아프지만, 지금이라도 돈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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