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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호 작가 Nov 11. 2022

Blackpitts

아이리쉬 싱글몰트 위스키

인생은 상대적이다. 

어제의 하루가 비극이라면 그리고 그 비극의 끝을 보았다면 오늘은 분명 어제보단 나은 하루일테다. 

반대로 어제가 장미빛 로즈 향기에 취한 날이라면 그리고, 오늘 그것이 한낮꿈이었다는걸 알게 된다면 그다지 세상이 샤방샤방 하지 않으리라. 

Glencairn에 2oz를 따른다. 미국에 태어나 자라진 않았으니 말이 2oz지 그냥 따르는 거다. 감에 따른다. 

가만히 Glencairn을 코에 가져다 옮긴다.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들숨에 향을 마셔본다. 

머릿속에 퀘스쳔 마크가 수천개가 떠올랐다 사라졌다 다시 떠올랐다를 반복한다. 왜 그럴까? 

첫 호흡에 향은 무취에 가까울 정도로 가볍다. 

어제 만나 사랑을 나눈 사랑이 화끈 했던 탔일까? 오늘 새로만난 그녀는 별 특색이 없게 느껴 진다. 


기대를 접고 입안에 한모금 머금는다. 블랙피츠~!


입안에 순간 확하고 퍼지는 열기가 목구멍을 통해 온몸에 전달된다. 역시 반전은 사람을 매력있게 만든다. 너도 그렇구나. 페놀, 스파이시, 얼스, 패퍼가 다녀 간다. 


Peaky Blinders(피키 블라인더스)의 주인공 처럼 낮이고 밤이고 좋을때고 슬플때고 함께 했던 아일리쉬싱글몰트위스키를 나도 마셔 보고 싶다. 1880년대의 아이리쉬는 어땠을까? 주인공이 마시는 술을 내가 마시는 것처럼 그가 나인것 처럼 내가 그 거리에 지금 서있는것 처럼 위스키를 마신다. 


한모금 글조금, 한모금 글조금, 물을 떨어 뜨린다. 옅어진 색에 향은 어떨까? 다시한번 스월링을 해보지만 강렬했던 그녀는 이미 저만치 떠나고 뒷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어라..글을 마무리 하려는데 카라멜이 어느새 찾아와 입안을 크리미하게 덮고 있다. 

지난번 만난 제임슨 블랙배럴에 코를 가져갔다. 콱쏘는 향에 놀라 블랙피치의 은은한 첫향에 상대적으로 실망한 하루. 이러나 저러나 똑 같은 하루. 


9만원대 싱글몰트 


#아일리쉬

#싱글몰트

#피키블라인더스

#영드

#일호작가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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