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버스여행

by 최소라

엄마 아빠가 서울 집에 놀러 오셨다. 너희가 오면 교통비가 많이 드니깐 우리가 쉬엄쉬엄 운전해서 오는 게 낫지라며.

근데 출근해서 퇴근하면 밤이 되고 엄마 아빠가 와도 고작 함께 저녁을 먹을 여유밖에 없었다.

아빠가 어디 가보자 여기 가보자도 했지만 내일 출근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둘러댔다.

평소에 친구들과 맛있는 곳을 가면 나중에 엄마 아빠랑 가야지하면서도 막상 현실이 되면 내상각만 하기 바쁜 나였다. 그냥 집 앞에 아무 데나 가서 먹자..라고 말하는 나였다.


어떤 날 일찍이 서울로 온 엄마 아빠는 차를 주차하고 두 분이서 서울 나들이를 나섰다고 한다.

그냥 무작정 아무 버스를 타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구경하고 또 버스를 타고 하셨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복잡한 서울버스를 두 분이서 타고 다녔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어느 시장에 내려 우리 준다고 산 비닐봉지가 한 손 가득이었다.

원 모어 찬스의 럭셔리 버스라는 노래가 있다. 그런 노래가 생각이 났다. 바쁜 서울 속 둘만의 여유랄까?

가끔은 나도 몰랐던 엄마 아빠의 귀여운 낭만의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지금 나에게 많이 남아있어 나는 엄마를 더 존경하고 더 그리워하면서 단단해지고 더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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