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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케이 May 29. 2024

우리에게 놓인 인생의 완주

완주란, 끝까지 달리는 거야! 

율동공원에 오랜만에 갔던 날,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나왔는지 아이들이 군데군데 무리 지어 있었다.


첫 번째로 만난 무리에서 어떤 아이는 잔디밭에서 콩콩 거리며 “얘들아 여기 바다 같지 않아?”라고 연신 반복했다. 대체 어디가 바다 같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드넓고 평화롭고 신이 나서 바다처럼 느꼈던 것일까?) 어쩐지 잔디밭에서 콩콩거리며 바다 같다고 좋아하는 아이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꼬마야 네가 바다라고 느끼면 바다인거지 뭐!


두 번째 만난 아이들 그룹을 이끄는 선생님은 “얘들아 이제 우리 달리기 완주를 할 거야. 완주가 뭔지 아는 사람 있어? 완주란 끝까지 달리는 거야.”라고 하셨다. 


얼핏 보기에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 아이들이었는데, 처음에는 이 공원에서 달리기를 완주할 녀석들이 너무나 귀여워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완주하렴!!’하고 마음속으로 가벼운 응원을 건넸다. 


그러다 생각이 더 나아가서 꼬꼬마 아이들이 겪어야 할 인생의 완주가 덜 고달팠으면 하는 묵직한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누군가는 막막하고 냉혹한 현실 앞에 완주하는 것을 겁낼 수도, 포기할 수도 있겠지. 지나가던 서른 중반의 아줌마는 ’ 인생 완주‘의 의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고 있기에 괜한 오지랖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공원에서의 달리기 완주도, 너희들 앞에 놓인 인생도 끝까지 완주하렴! 포기하지 말고! 그 여정에 우리 오늘의 날씨처럼 아름답고 눈부신 풍경, 배부른 마음, 벅찬 행복을 자주 만끽할 수 있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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