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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Oct 23. 2018

기본의 오류

회사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든 곳에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할 때가 많다. 그 기본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누구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관계에서의 기본은 잘 가르치는 것이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일반적인 기본은 수업 준비를 하여 학생을 가르치며 수업시간을 철저히 준수하여 평가를 공정하게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혹시 이러한 기본적인 업무가 어렵다면 곤란하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만 잘하면 된다고 하나, 기본만을 잘한다면 경쟁력 있는 스승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 어렵다. 기본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며 다른 것들도 잘 해야 한다.  

  

부모도 자녀들을 위해 기본에 충실하려하나 힘이 든다.


기본에 충실한 한 선생님 예를 들면, 교직에 몸담은 입사 일부터 해서 현재까지 출퇴근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 강의 경력이 오래되다 보니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가도 몇 시간씩 수업할 수 있는 능력이 되다 보니 강의에 부담이 없다. 전날 새벽까지 과음하더라도 절대 출근 시간에 늦지 않고 첫 교시 수업이라도 열심히 한다. 이렇게 수업만은 열심히 하다 보니 학생들은 경청도 잘하고 메모도 잘하며 불만도 적다. 따라서 자신의 강의가 충실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한 학생 예를 들면, 수업에 결석해 본 적이 없다. 강의에 몰입은 완전히 되지 않아 다른 생각도 좀 해보지만, 수업에 방해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고 졸지도 않는다. 스스로 기본에 충실한 학생이라 생각한다.    

위의 선생님과 학생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에 오류를 범하고 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못하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기본만 하고 있다. 즉, 각자 자신의 시간에 단순한 참여만 충실한 것이다. 출퇴근 시간 잘 지키고 강의 시간만 지키고 있다고 성실한 선생님이 아니다. 수업 중 반응은 좀 없지만, 지각 한번 없는 100% 출석하는 학생이 성실한 학생이 아니다.   


어느 대학 강의실 출입문이 사람을 편애한다. 제가 있는 근무하는 곳은 아니다. ㅡㅡ;; 불필요한 설명인가? ㅜ


편의점 점원이 멍하니 근무시간을 준수하며 카운트만 잘 지킨다고 기본에 충실하다 할 수 없다. 당연히 근무시간도 잘 준수하고 인사도 밝게 하고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진정한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강의 시간 자체에도 순수한 애정이 담겨있어야 되지만 근무시간 내에는 수업 준비, 연구, 학생 상담, 학과 발전에 대한 고민, 바른 품행, 자기 계발까지 하는 것이 근본적인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기본만 완수하고 잘했다고 자평한다면 경쟁력 있는 스승이 될 수 없다.    

 

수업은 열심히 듣는 것 같은데 열정적인 눈빛이 없는 학생을 보는 느낌과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을 보고 뭔가 형식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 두 경우 모두 순수한 관심과 사랑이 빠져 있기 때문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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