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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Oct 24. 2018

사랑의 기대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다. 주면 받게 되는 것이고, 받으면 주게 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순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고받음으로 상처도 받게 되고 실망을 하게 된다.    


어떤 교수님 한 분이 학생에게 실망한 넋두리는 다음과 같다. “내가 저 애에게 해준 것이 얼마나 많은데 은혜도 모르고, 조그만 선물 하나 사 들고 인사할 줄도 모른다.”며 언짢아한다. 사랑은 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선물은 줄 때 받을 것을 계산하고 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눔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선물을 전하는 그 자체로 즐거워하는 순수함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스승은 제자를 위한 선행(先行)에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행하지 말며, 학생을 위한 행함의 그 자체에 기뻐하는 성인(聖人)의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선행의 대가(代價)는 스승이 받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자의 가슴속에서 언제나 남아 있기 때문에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게 된다. 필자는 제자들에게 졸업 후 찾아오거나 전화하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하곤 한다. 나에게 관심 가질 시간에 더 노력해라는 것이다. 단 행복하게 살고 성공하면 된다고. 근데, 말 안 듣고 찾아오거나 전화하는 제자가 많다.    

내가 던진 돌이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면 큰 일이다. 근데 가끔 돌아온다. ㅜㅜ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서도 가끔 생각나는 선생님 있다. “그때 그 선생님 이런 말씀해 주신 것이 너무 고마워!”하곤 한다. ‘고마워!’의 의미. 제자를 위한 선행의 대가는 10년 뒤, 혹은 20년 뒤, 그 제자의 기억 속에서 돌려받는 것이다. 꼭 나 앞에 찾아와 인사해야만 감사를 받게 되는 것이 아니다.    


줄 수 있는 것을 능력에 맞게 조금씩 나누어 주는 것. 아무리 주어도 마르지 않는 것. 조건 없이 주는 것. 사랑. 사랑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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