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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Oct 25. 2018

사랑의 불량률

사실 무조건적 사랑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선물(사랑)을 준다고 모든 사람이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선물 받은 사람은 당연히 고마워해 주면 되지만 선물을 받은 당사자의 취향에 따라 선물의 크기, 가치, 상황 등에 따라 받는 사람의 감동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걱정하고 선물(사랑)을 주는 이가 받는 이의 감동의 크기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이것도 심하면 그 사랑은 조건이 되고 불량이 된다. 그냥 주면 된다.    


스승의 제자에 대한 열정적인 교육엔 실망도 있다. 하지만, 그 실망은 스승으로 짊어지고 가야 할 당연한 짐이다. 이 짐이 스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 적당한 무게의 짐은 거센 강물을 건너갈 때 떠내려가지 않게 하는 큰 힘이 된다. 스승의 제자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교원평가나 예측할 수 없는 교육 환경 변화에서 견뎌낼 수 있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스승 혼자서도 건너기 힘든 강을 제자까지 등에 업고 힘겹게 건너가서 보니 제자는 없고 묵직한 황금이 밝게 빛나고 있다.

아들아! 내가 힘이없어 무겁게 느껴지는 구나... 금덩이야! 내가 남는 게 힘이니, 가볍게 느껴지는 구나. 더 없냐?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불량이란 단어가 교육 현장에 적절하지 않지만, 교육에서 사랑의 불량을 줄이고 줄여야만 하는 당위성(當爲性)을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곧 나라 발전의 근본이 되고 국력이 된다. 학생은 우리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제품의 생산을 위한 설계에서부터 고객이 사용하는 시점까지 사용되는 품질 관리 비용의 증가는 “설계 : 검사 : 고객 사용 단계 = 1 : 10 : 100의 법칙”이 있다. 즉, 설계단계에서 결함을 발견하여 개선하는 데 드는 비용이 1이면, 생산된 후 검사 단계에서 불량을 발견하여 제출하면 10배의 비용이 들고, 고객이 사용하는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사후관리(A/S)하거나 리콜을 통해 드는 비용은 100배가 든다.     


품질 관리를 통해 기업 손실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교육에 응용하여 유아, 초등교육에서 초기에 관심과 투자를 통한 노력을 더 한다면 교육비용이 적게 들 수 있을 것이라는 편협(偏狹)한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인간은 제품과 같은 흐름이 있을 수 없다. 지속적인 가정교육의 영향도 받고 환경이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성장 및 변화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갓바위. 동전을 붙이고 소원을 기원하는 바위이다. 100원 투자로 천문학적인 기대만 하고 이후 노력하지 않는다.

학생을 지도하면서 초기에 알고 바로 잡았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쉽게 지도할 수 있었다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전화 한 통화, 말 한마디로 끝났을 것을, 있는 곳까지 찾아가거나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하지 않으면 나중 더 고생하거나 심각한 상황이 발생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교육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 하지만, 인내 또한 필요하다. 정말 바뀌지 않을 것 같은 학생이 어느 순간 모범생으로 변해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성공한 제자가 나를 찾아오는 매우 기쁜 날이 있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학생이 성공하는 것부터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던 학생이 타의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까지 사랑의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얻게 되는 결과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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