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동물도 아닌 생물들의 자리
원생생물(Protista)은 동물, 식물, 균류에 속하지 않는 진핵생물을 가리킨다. 흔히 단세포 생명체라고 생각하지만, 대형 조류처럼 다세포인 경우도 포함된다.
대표적인 예를 보면:
단세포: 아메바, 짚신벌레, 유글레나
다세포/대형 조류: 미역, 파래
기타 조류와 플랑크톤: 규조류, 와편모조류(예: 세라티움, 페리디니움), 클로렐라 등
즉, 이 범주는 공통된 특징보다는, 기존 분류(식물·동물·균류)로 설명되지 않는 진핵생물을 임시로 묶어온 역사적 산물에 가깝다.
과거에는 짚신벌레, 아메바, 유글레나, 미역 같은 다양한 진핵생물을 한데 묶어 '원생동물'이라고 불렀다. 겉모습이나 생활 방식이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자생물학과 계통발생학이 발전하면서, 이 분류가 생물의 실제 혈통과는 맞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전자 수준에서 살펴보니, 이들은 서로 가까운 친척이 아니라 아주 멀리 갈라진 진화 계통에 속해 있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짚신벌레 → 알베올라타(Alveolata) : 말라리아 원충처럼 세포 표면에 독특한 막 구조를 가진 계통
유글레나 → 엑스카바타(Excavata) : 세포 내부에 특이한 홈 구조를 지닌, 매우 오래된 진핵생물 계통
미역 등 대형 조류 → 스트라멘포일라(Stramenopiles) : 갈조류·규조류와 함께 묶이는, 식물과는 다른 계통의 조류
이처럼 한때 '원생동물'로 불렸던 생물들은, 실제로는 서로 사촌조차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현대 분류학에서는 '원생동물'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식물·동물·균류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 진핵생물들을 원생생물(Protista)이라는 범주로 묶어 다루게 되었다.
즉, 원생생물은 하나의 통일된 집단이라기보다, 기존 분류 체계로 설명되지 않던 생물들이 모여 있던 자리에 가깝다.
미역 같은 대형 조류가 식물과 달리 원생생물로 분류되는 이유는 분류학적 틈새 때문이다.
진핵생물이지만 식물·동물·균류 중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다.
단세포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다세포 구조를 가진다.
즉, 미역 같은 대형 조류는 새로운 범주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기존 분류에서 밀려난 자리에 남아 있던 이름을 배정받은 셈이다.
■ 광합성만으로 식물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식물(Plantae): 엽록체 구조, 세포벽 구성(셀룰로오스), 분화된 조직(뿌리·줄기·잎), 배아 발달등 특징 존재
조류(Algae): 광합성 가능하지만, 구조와 생식 방식이 식물과 다르거나 배아가 없음
■ 배아와 조직 분화 여부
미역, 파래 등 대형 조류는 다세포이지만 배아 단계가 없음
육상식물은 배아를 형성하는 다세포 생물
■ 세포 구조와 생리적 특징
미역 세포벽에는 특유의 다당류(알긴산 등) 존재
미역은 다세포 구조지만 조직과 기관이 식물처럼 발달하지 않음
■ 요약
광합성을 한다고 해서 식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배아를 형성하지 않고, 조직 분화가 단순하다
세포벽과 생리적 특징이 식물과 다르다
→ 그래서 대형 조류는 '조류(algae)'로 남거나 원생생물(Protista) 계통으로 묶이거나, 독립적으로 분류된다.
원생생물은 생태적 틈새에서 살아가는 종이 많아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단세포라 오래 살아남을 것 같지만, 특정 환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미역 같은 대형 조류도 수온, 염분, 영양분 변화에 민감
반면, 세균이나 곰팡이 같은 미생물은 탄소·질소 순환, 산소 생산 등 지구 시스템 유지에 핵심적
이런 점에서 원생생물의 환경 취약성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 또한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한 종일 뿐이다.
김응빈의 응생물학, "미역은 식물이 아니다? 식물이 아닌 이유", YouTube, 2023, https://youtu.be/lmOOEGjMyMM?si=bEl70K64IL-uZf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