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요구권. 깎아달라고 하세요.
깎아줍니다.
은행의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고객의 신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승진해서 연봉이 높아진다든가 재산이 늘거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신용이 좋아지면 부실 위험도 줄어드니 당연히 대출 금리도 내려가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신용이 좋아지면 은행에서 금리를 낮춰주기 전에 먼저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를 통상 '금리인하요구권'이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은행 여신거래 기본약관에서 그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은행 여신거래 기본약관(가계용)
제3조 제9항 제1항 및 제2항 제2호에 의한 이자 등의 율과 관련하여 은행이 정하는 바에 따라 채무자는 약정 당시와 비교하여 신용상태의 현저한 변동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합리적인 근거를 서면으로 제시하고 금리 변경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은행은 그 적정성 여부를 성실히 심사하고 이에 다른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경우 그 결과를 곧 통지하기로 합니다.
이러한 금리인하요구권은 소비자 권익보호 차원에서 약관과 내규에 정한 바에 따라 각 은행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상 신용등급 상승, 취업, 승진과 같이 돈을 갚을 능력, 즉 신용이 좋아지거나, 해당 금융사의 신용카드 사용, 자동이체, 예적금 등 거래실적이 커져서 우수고객이 되면 그에 따라 금리인하가 가능합니다.
다만, 햇살론 등 정책자금대출이나, 예적금 담보대출, 보험사의 보험계약 대출 등은 미리 정해진 금리 기준에 따라 취급하는 상품으로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에서 제외되고,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에는 대출 실행 후 6월이 지나거나, 1년에 2회까지만 신청할 수 있는 등 제한을 두는 사례도 있는 만큼 이용중인 대출에 대해 금리인하 요구를 하고자 한다면 해당 은행의 조건이 어떤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청방법은 이용하고 있는 대출 영업점을 방문하여 금리인하 신청서를 작성해도 되고 요새는 해당 금융사 사이트나 어플로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해당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신용등급자료, 재직증명서, 소득금액 증명원, 자격증 등을 제출하면 됩니다.
제출이 완료되면 은행은 이를 심사하여 통상 5~10영업일 내에 금리인하 여부 및 적용금리 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통상적인 절차 안내이고, 경험상 느낀 팁을 알려드릴게요
보통 대출을 하시면 신용카드 등 금리인하요건 안내를 받고 전속거래를 해당 은행으로 맞추는 경우도 많을 거예요.
요샌 시스템이 많이 똑똑해져서 고객이 '신용카드 사용을 매달 얼마 이상 할게요, 자동이체랑 급여이체 실적도 맞출게요'라고 약정하면 해당 이용실적을 확인해서 자동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실적을 맞추고 꾸준히 유지중이라면 대출 실행시에 받은 금리우대에 만족하지 말고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다시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우대금리를 다시 신청해보세요.
은행은 자체 신용평가체계를 갖고 있고, 우대금리 산정 기준도 외부 신용평가등급(점수)이 아니라 은행 자체 신용 등급에 따라 금리 산정을 합니다.
따라서 거래 실적이 늘면 그만큼 신용에 좋은 긍정적인 정보가 늘어나니 당연히 은행 자체 신용등급도 높은 확률로 올라갑니다.
즉, 대출 신청시점에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거래 실적을 맞추면, 이에 따라 은행 신용등급도 올라가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되거든요.
그리고 대출담당자 입장에서도 대출금액이 얼마가 됐건 일단 고객이 금리인하 요구를 하면 최대한 낮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긍정적인 거래 실적이 쌓이는 만큼 심사를 할 때도 대출 담당자가 승인 결재시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되거든요.
경험적으로 대출 담당자는 고객이 금리인하 요청을 한다는 건 신용등급 반영여부와는 별개로 개인 입장에 호재인 사실이 있을 확률이 높고, 금리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탈 확률이 높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대출이 빠지느니 현재 상황에 맞게 금리를 낮춰주고 고객을 잡는 게 더욱 나은거죠.
따라서 위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면 이것만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먼저 은행에 알린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금리인하 사유에 해당하는지, 신용이 객관적으로 올라가는 건지 꼼꼼히 따지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이용중인 대출 담당자를 우선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