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낮 시간이 얼마나 추웠길래 물을 똑똑 떨어뜨려 놓지 않았다고 또다시 꽁꽁!!
꽁꽁 얼지 않는 곳은 바로 우리들의 교실. 울 쪼꼬미들의 열기에 이 추운 날에도 창문을 쬐금씩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할 정도로 후끈 달아오른다.
콩닥콩닥 두근거리며 설레었던 재롱발표회를 끝낸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다. 송파 구민회관 대강당의 큰 무대 한 번 오르고 나더니 음악 전주만 나와도 몸이 자유자재로 돌아가고 흥과 끼가 몸 가득 장착되었다.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어 춤추고 노래할 때의 자유로움을 만끽해 버린 거다.
아침에 등원하면 음악 틀어달라 점심 먹고 나면 틀어달라 집에 가기 전에도 틀어달라 틈만 나면 풍악을 울려라가 되어버렸다. 율동의 순서를 몸이 익혀버렸다. 자기 자리는 자동으로 찾아들어가는 모습에 혼자 웃음이 났다. 연습할 땐 쉽지 않은데, 익히고 나니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영하 17도를 오르내리는 요즘, 집에 있었더라면 내복 차림으로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며 지냈을 텐데... 얼마 전 우리들이 큰 무대를 오르기 위해 연습을 하며 내가 더 긴장되었던 순간이 생각났다.
한 번 오르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걸 알지만, 오르기 전까지 많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언니, 오빠들 앞에서 울 쪼꼬미들 쫄아 얼음 될까 봐. 누군가 울음 빵 터지면 너도나도 줄줄이 비엔나처럼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까 봐 걱정을 했더랬다.
“기역반 친구들, 선생님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마법의 초콜릿을 줄 거예요. 그걸 먹고 나면 목소리는 커지고 율동도 잘 하고 눈물은 안 나는 초콜릿이에요.”
“어떻게 생겼어요?”
여기저기 초콜릿이란 말만 들어도 좋은데, 그런 걱정까지 싹 없애주는 마법의 초콜릿이라니.
얼마나 궁금하고 보고 싶었을까.
“그건 선생님이 발표회 날 가져와서 보여주고 먹을 수 있게 아주 잘 보관해 놨어요.”
기대에 찬 반짝임이 눈에도 보였다.
흔히 마트나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초콜릿이면 신비감이 깨질까 봐 울 집 애들 해외여행이나 그이의 해외출장이 잡힐 때 쪼꼬미들이 좋아할 만한 초콜릿을 부탁했더랬다.
“우와~~ 마법의 초콜릿이다!!”
쪼꼬미들 먹어본 적 없는지 마법의 초콜릿에 모두들 속아주었다. 일단 성공이다.
대기실에서 무대복으로 갈아입은 뒤 순서를 기다리며 하나씩 먹여 주었다. 슈퍼맨이나 엘사나 안나로 변신이라도 한 듯 자신감과 기운참이 느껴졌다.
무대 위에 자기 자리 배치와 파이팅을 외쳐주고 무대 밑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혹시 당황해 순서를 까먹더라도 선생님을 보며 순서를 재빨리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선생님을 뚫어져라 보면서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많은 쪼꼬미들 그 힘의 연장선으로 무대 위에서 울지 않고 음악에 맞춰 그동안 연습해 오며 장착한 끼들을 맘껏 발휘해 주었다.
무대 제일 앞 쪼꼬미들이 보이는 곳에 앉아 율동을 선보이는데, 내가 눈물이 났다.
대견하고 기특해서.
준비한 노래와 율동이 순식간에 끝나자마자 재빨리 무대로 올라가 쪼꼬미들과 퇴장하는데, 엄마 아빠랑 눈이 마주쳤는지 손 흔들어 보이는 여유를 보이기까지 했다.
7세 형님반이 국악시간 배운 큰 북으로 오프닝 무대를 우렁차게 선보이고 울 쪼꼬미들 귀염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형님 반들까지 한 번씩 무대에 오르고 울 쪼꼬미들 순서가 돌아오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또 언제 올라가느냐고 야단이었으니. 마법의 초콜릿은 대성공!! 순수하고 맑고 밝은 울 쪼꼬미들 이 선생이 생각한 마법에 다 걸려주어 정말 고마웠더랬다.
그 치열하고 열기 뜨거웠던 시간이 지나고, 자유놀이시간 친구들과 별별 놀이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노라니 마법의 초콜릿 울 쪼꼬미들은 이다음 어떻게 기억할까 싶다.
한쪽에선 여보~~~!! 여보~~~!!!! 여보 당신 놀이.
한쪽에선 야옹~ 야옹~ 월월~ 월월~~ 고양이와 강아지 놀이. 죽은 척 한참을 꼼짝 않는 시체놀이까지. 아마도 시체놀이는 집에서 아빠랑 많이 한 놀이가 아닐까 하는 짐작만.
한쪽에선 춤과 노래로 제각각 흥미로운 놀이에 빠져있다.
그런 평온함도 잠시 갑자기 불꽃이 파바박 튄다. 가지고 놀고 있는 걸 아무 말 않고 그냥 뺏어 갔단다. 빵~터져 눈물, 콧물 수습해야 하니, 치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