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새이임, 왜 웃으세요?”
책상 앞에 빙 둘러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교구 놀이하는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고 나를 발견한 쪼꼬미가 묻는 말이었다.
“너희들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아아~~.”
알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하던 활동을 계속 이어간다.
쪼꼬미가 묻는 말을 가만 생각해 보니 참 많은 이유로 혼자 히죽거리며 자주 웃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그리며 동그라미, 실선 하나 그려놓고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이 더 장황해 듣지 않았더라면 끝내 알 수 없었을 추상화를 접했을 때.
자리에 앉을 때 마음에 드는 친구 옆에 앉고 싶었다며 다른 친구가 먼저 앉았을 때 맘 상한 표정이 입 삐죽임의 뾰로통함으로 나타났을 때.
이성 친구일 땐 더더욱 웃게 만드는데, 여리고 예쁜 모습 어찌 아는지 흑기사 서로 자처하며 필요해 보일만한 거 초고속 LTE 보다 더 빨리 챙겨다 주고 그것으로 부족한지 틈만 나면 옆자리 사수하기. 어쩌다 밀고 들어가 옆자리 앉아 흐뭇한 표정 지어 보일 때.
도시락 펴다 말고 수저통 붙들고 급한 전화 통화하느라 이쪽저쪽 시장통을 연상케 할 때. 그 와중에 수저통 바꾼 날 새 핸드폰 자랑에 우르르 모여드는 모습 볼 때.
또래보다 큰 키 자랑하며 왕언니처럼 도와주는 것도 모자라 자기 밥 먹는 거 제쳐두고 딸아이 밥 먹이듯 한 숟가락 한 숟가락 온 정성 다하여 떠먹이는 모습을 볼 때.
발레리라 엄마를 둔 덕에 기본기가 된 쪼꼬미의 발레 강습이 이뤄지고 손 모양, 발 모양 꼼꼼히 교정받으며 공짜 강습에 최선을 다하는 쪼꼬미들을 볼 때.
우유 간식시간, 잘못하여 왈칵 쏟곤
“우와~ 공룡이다!” 알고 있는 온갖 사우르스 다 소환시켜 걸레질로 점점 없어져 가는 공룡 모양 아쉬워할 때.
동화책 속 원숭이 이야기 듣다 알고 있는 침팬지, 오랑우탄, 개코원숭이 등의 특징까지 보충 설명 줄줄이 달려 나오는 그 쪼꼬미의 입을 볼 때.
영상물 보며 아기 공룡 알에서 나오며 바둥거리는 모습 보자마자 하나, 둘, 셋 구령이라도 붙인 듯 모두 아기 공룡으로 빙의되어 교실 바닥에 누워 아기공룡들처럼 바둥거리는 모습 보일 때.
강원도 어느 산골 가서 얼음 속에 사는 물고기 잡았는데, 팔딱팔딱 뛰었다며 생생 체험 전할 때.
애기 낳은 고모 보고 온 이야기를 전하는데, 애기가 너무 쪼그매서 인형 같았다며. 고모 목소리 평소에는 아주 컸는데, 사촌 동생 낳고 나서 목소리가 너무 작아졌다며 아기 낳으면 목소리 작아지냐며 궁금해 물어보는 모습을 보일 때.
태권도 가기 싫은 데, 오빠가 계속 같이 가자 해서 어쩔 수 없이 가준다는 말투를 듣고 있을 때.
모든 친구들이 좋아할 정도로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바다를 합쳐놓은 거 같은 마음씨 예쁜 쪼꼬미를 봤을 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친구들이 나누는 모든 말에 끼여 들고 보충설명까지 곁들이는 모습을 봤을 때.
느지막이 합류한 친구인데, 여자 친구들의 기에 눌린 남자 친구들의 세력을 한 순간에 뒤엎어 놓은 상남자같은 쪼꼬미를 봤을 때.
똑 부러지게 논리 정연한 말솜씨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할 정도로 말 잘하는 쪼꼬미를 볼 때.
무엇보다 집에 돌아갈 시간, 하원 준비 끝내 놓고 셔틀버스 기다리며 음악과 완전체가 되어 막춤과 특유 춤사위 펼치고 있을 때가 나의 입꼬리 어디까지 올라갔을지 측정 불가능 상태일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