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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Feb 20. 2021

  AI 알고리즘 모두를 부탁해!!

알고리즘에 끄달리지 않는 삶

참으로 오랜만이고 낯설기까지 하다. 아침 출근길에 실성한 사람처럼 실실 웃음이 터져 나오는 내 모습이.   


내 의지가 쬐금 포함됐는지 모르지만, 손수 찾으려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휴대폰 유튜브 화면을 열자, 불쑥 올라와 있는 걸 손가락으로 눌렀을 뿐. 그 뒤에 따르는 웃음과 감미로움에 온 몸 가득 전율 돋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거다.


걷는 내내 설레고 들뜬 이 좋은 기분!

 강의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와 직접 부르는 노래가 날 이렇게 생기 게 살려내고 있는 거다.    

'AI 히야~정말  고맙고  기특하다!!'


언젠가 tv 속의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과 노래가 맘에 훅 들어왔다. 영어 울렁증 있는 난 영어로 된 가사라 띄엄띄엄 단어 하나 알아들을 정도였다.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 그 리듬과 노래를 부르는 이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한참을 들었었다.  

   

오늘 아침, 똑똑하고 영리한 AI의 알고리즘이 몇 년  전 영어선생님께서  유튜브 올려놓은 그 노래를  찾아준 걸  내 손가락이 누른 거다. 한 문장 한 문장 중, 고등학교 영어시간 회화, 독해, 문법을 곁들이며 가르쳐 주시듯.


노래 한 곡마다 가사 해석과 영어 표현의 여러 방법, 마지막엔 음악 하나 깔지 않고 생목으로 그 노래를 부르는 거였다. 어느 가수보다 노래도 잘하고 영어 선생님이니 발음 또한 정말 좋았다.   

  

그동안 영어 울렁증에 근처도 안 가고, 영어 공부해 볼 생각조차 없었다. 내 뜻과 상관없이 어포스로피 에스, 해드 플러스 피피, 해브 투 고, 조동사, 사역동사, 가정법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니 중2 영어 선생님 얼굴이 몇십 년 만에 떠올랐다. 그 수업 현장에 앉아 있는 어린 중딩의 내가 보이기까지 했다. 중2 영어 선생님보다 발음이 더 좋고, 문장 읽기 해 볼 사람 말 떨어지기 무섭게 도맡아 손들었던 친구의 얼굴까지 선명히 떠오르는 이 아침 출근길.    


친절한 노래 전곡의 설명이 끝나고 마지막 부분 강의하시는 분이 노래를 그렇게 감미롭게 부를 수가 없다. 한 곡 덕분에 알게 된 그 영어 선생님께서 유튜브 강의로 올려놓은 그 모든 노래가 내가 다 좋아하는 곡이었다. 이러니 나를 사로잡을 만하지.    


어느 때부터 눈으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듣는 게 편한 나이가 되었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듣는 귀가 발달하는 것처럼 보는 것보다 듣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영향을 받는 내가 되고 있는 거다.      

   

이렇게 알아서 척척 찾아주는 걸 AI에선 알고리즘이라고 하나(?) 그렇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고 맞춰질 수 있겠구나 싶다. 아직까진 입력 어가 양호한 지 책 읽어주는, 책 읽는, 생각과 존재, 통찰과 성찰, 지혜로운, 듣는 사람 마음 따뜻하게 요런 제목들이 줄줄이 달리긴 하다.     


만약, 찾는 제목에 따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르륵 딸려 올라오는 걸 볼 수 있겠구나   AI가 정해주는 알고리즘에 조정당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다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    


영상 듣는 것에 빠져 출퇴근길 성당 앞에 잠시 멈춰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그림 같은 포즈를 잊고 그냥 지나쳐 아차 하며 다시 뒷걸음질 치는 일이 발생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터치는 장착하고 나오는 아기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보고 듣는 영상이 고구마, 감자 줄기에 알알이 딸려 올라오는 알찬 열매들처럼

좋은 영향력 끼치는 영상들이 달려 올라오길. 그런 영상 많이 보길. 보시길.    


AI 알고리즘 모두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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