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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Mar 05. 2021

오늘은 경칩!!

몸을 깨우자, 마음도 깨우자. 개구리와 같이.

3월의 문 열고 촉촉한 비 먼저 마중 나갔다. 방방 뛰고 달리고 싶었던 걸 어찌 꾸욱 참았을까. 하루 종일 토독토독. 아이 뒤를 뒤따르는 엄마처럼 비를 따라 봄나들이 나섰다.      

 

빗물 가득 품은 땅 속 뿌리 힘이 잔뜩 들었다. 작년 늦가을 툭 떨어져 흙 속에 품었던 대추 씨앗 틔우고, 쭉쭉 빨아올린 생명 물 나뭇가지 끝까지 보낸다. 연분홍, 연노랑 꽃잎. 연초록 잎을 띄울 준비 완료 나뭇가지 쭉쭉 팔다리 뻗어 올렸다.    

 

집 앞 경춘 숲길에도 봄이 살곰살곰. 하늘에서 틀어놓은 자동 샤워기 겨우내 때 국물 씻어 내고 톡톡 봄 향기 스킨로션 바른 듯 아기 피부처럼 뽀송뽀송.


까꿍!! 봉긋한 얼굴 내미는 이들. 이름하여 산수유 꽃망울. 작은 깨알 한소쿰 주머니 속에 쏘옥 들어앉았다. 삐비 삐비빅 삐~ 봄 햇살 호루라기 불 날만 기다렸으니.    

 

쪼꼬미들 머리 살짝 짚어주면 일어서듯 곳곳에 널린 봄 살포시 점찍는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 새하얀 구름, 교복 입고 입학식, 개학식 마친 학생들. 보일 듯 말 듯 새순들.

“니 몇 반 됐어?”라고 묻는 말에도 콕.    


나뭇가지 대롱대롱 물방울처럼 봄 망울이 코끝에도 매달렸다. 야트막한 야산 아지랑이 피어올라 진달래, 개나리 간지럼 못 견뎌 까르르 웃을 때 내 맘의 봄 춤도 절정에 달하겠지.

굴개굴개 고 녀석들, 기지개 켜고 아함~ 하품하며 깨나는 날, 오늘은 경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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