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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Mar 25. 2021

새벽 6시! 전국 소모임 ZOOM미팅 시간

우리 멤버들 꽤 괜찮은 삶 설계하는 인물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오전 6시 우리 전국 소모임 Zoom 미팅이 있는 날. 그 이는 재택근무라 아직 일어나질 않고, 따닝은 하루 휴가를 냈다고 조용히 주무시고, 아드닝은 밤낮이 바뀌어 한참 잠에 취해 있다.

그동안 난 거실 등을 등대처럼 밝혀놓고 그이가 욕실에서 씻는 소릴 듣고 몸을 일으켰다는 걸. 오전 6시가 이렇게 어두컴컴한 시간인 줄 몰랐다.     


휴대폰 시계를 확인하니 새벽 5시 45분. 6시에 줌 미팅  어떻게 하지. 쑥대머리로 나타나면 모두들 화들짝 놀라 뒤로 나자빠질 텐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 어두컴컴한 곳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예약된 줌 회의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울 린토 님의 챙김에 뒤로 빼고 자시고  할 새가 없다. 다들 자고 있으니 밤새 칼칼해진 목소리를 내려니 그 시간이 생각보다 고요했다.   

 

불도 켜지 않고 쭈그리고 앉아

“선샘~~ 선샘~~.”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아무리 불러도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걸 가르쳐 주는 사람은 내게 선생님이다. 거기다 리더님은 각자의 마니또까지 보내 주셨으니. 실천을 해 나가지 않을 수 없는 거다. 촘촘한 린토 리더님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


울 따닝은 늘 출근하는 시간이라 어슴프레 잠이 깨어 있었는지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듣고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엄마, 어두운 데서 뭐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새벽시간  어두운 곳에 쭈그리고 앉아 전화통을 붙잡고 선샘 선샘~을 애타게 불러대는 엄마가 무슨 일 있나 싶었나 보다.         

“아~~ 지금 줌 미팅 화상회의 중인데, 안 들어가져 헤매는 중이야.”

놀란 맘 한 시름 놓인 마냥

“울 엄마 50대 맞아?  하는 걸로 봐선 도전을 멈출 줄 모르는 신여성 같아.”

화상회의 성공도 못했는데, 따닝은 컴맹, 폰맹인 엄마가 엉뚱하게 새벽 화상회의를 한다니까 황당하지만 근사해 보이기도 한 모양이다.    


“30~40대가 주를 이루는 소모임인데, 내 길이 아닌 거 같아 두 발 빼려고 했어.”

‘같이 갈사람 또 없어요?' 몰라도 괜찮아.  못해도 괜찮아.  함께 동행하면  언제든 끌어주겠다는 무언의 소리가 들리는 듯.

단톡에 한 번 더 공지를 친절히 올려 주는 바람에 운명이다 싶어 신청을 해 버렸다니. 울 따닝은 엄만 아무도 못 말린단다.  

   

가족들이 오늘 아침 이렇게 모두 집에 있을 거란 예상을 못했다. 늦은 귀가에 서로 어떤 얘기도 나누지 못하고 잠자리 들었으니 이른 새벽 격식 갖추지 못한 쭈그림 zoom 미팅이 놀랄 만했을 거다.    


sns 속 소통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고 실행하는 그녀들이 옆에서 보기만 해도 정말 멋지고 근사하다. 어린애들 돌보면서 자투리 시간 내어 나를 찾고 재발견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그녀들을 보노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 그 정성을 받아 자라는 아이들이 보여서.    


전국의 그녀들이 모이는 소모임에선 내가 잘하지 못하는 계획이란 걸 세워 실천해 나가기. 걸음마를 떼놓는 기분이다. 작은 계획부터 하루 10분 단위로 작은 습관처럼 몸에 배게 발을 떼놓으면 된다는 거다.

계획 세워 살지 않고 허투루 보내는 시간마저 나를 쉬게 해 준 귀한 시간으로 여겼기에.

 우선 그동안 해오지 않던 계획이었으니 무슨 일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만도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첫날은 버벅거리다 끝내고 이틀째인 오늘은 목소리가 잘 들리고 얼굴도 보였다. 비대면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함께 나아가는 길. 각자가 잘할 수 있는 걸로 꾸준히 해 나갈 수 있게 손잡아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    

난 계속해 나가기 쉬운 브런치 글쓰기 꾸준하게 해 나가는 습관으로 자리매김 시켜야겠고.

글을 쓴다는 건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하게 하는 일이라고 누군가 말했으니. 작은 습관 해나가는 궁극적인 목적지. 사랑하는 이들이 글 속에 등장할 때면 살아 숨 쉬도록 호흡을 불어넣어주는 것 아닐까.    

그게 가능하려면 계획한 작은 미션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쭈욱쭉 나아가리라.


작은 미션 첫날, 하늘 10번 보기 하다 목련나무 앉은 새가 꽃잎을 뜯어먹는 걸 처음  보게 되었네.  계획 세워 한 덕분일까. 시작이 좋다.   

   


하늘을 보고 나면 마음이 넓어지는 좋은 점이 있다. 일하다 얽히고 설켜 풀리지 않는 것도 하늘 보고 호흡 크게 하고 생각하다 풀릴 수 있고, 일이 풀리지 않더라도 내 맘 다스려 한 발 더 크게  내디딜 수도 있고.  

내 맘이 편해야 무슨 일을 하든 잘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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