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비휘 Apr 05. 2021

쪼그려 앉은 그녀, 수그린 그들이 참 예쁘다.

대화는 맘으로 할 수 있다.

정성어린 두 손길로 하는 이들이 있다. 길가다 약국 앞이나 가게 앞에 내놓은 화분 앞에 쪼그리고 앉은 여인들. 한참을 앉아 매만지는 그 맘과 손길의 감지에 앞으로 가던 발길 떼지 못하고 뒷모습 보며 한참을 서성였다.    


때마침 뒤돌아보는 눈길과 마주쳤을 땐 내 맘을 읽은 듯 씨익 웃어주던 그녀들. 그들과 막 대화 끝낸 가슴 따뜻해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겨우내 실내 갇혀 있어 답답해했단다. 봄 햇살 쪼이고 봄바람 쏘이니 너무너무 신나서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오는 듯 느껴졌단다. 미세한 그들의 언어에 화답하는 것 그 많은 화분 속 식구들을  들여놓고 내놨을 귀찮음이 아닌 관심이고 베풂이고, 사랑이었다.   

 

바람에 살랑이며 웃는 그들이 이 봄날 그냥저냥 꽃대를 올리고, 새 잎을 밀어 올리는 게 아니었음을. 두 손길과 맘으로  나눈 대화가 있었기에 살아내며 예쁜 꽃과 새 잎을 밀어 올리는 힘을 내고 있음이 보인다.  

  

“쩌억!”

어린잎을 감싸던 아기집이 갈라졌다.  두 손을 모으고 놀라운 광경에 두 눈이 동그래지는.

새 생명 탄생 순간에 함께 했다는 것 온 우주 에너지 끌어당김의 밭에 함께 한 것이다.   

  

그녀들의 소리 있는 때론 말없는 대화로 잘 길러냈기에 느낄 수 생명 환희의 순간. 길 가다 끌림에 발 멈춤 할 수 있는 나의 여유와 에너지에도 쓰담 쓰담해주는 상쾌한 아침.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뜨기, 시골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