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어느 날 새롭게 생긴 버릇이지 싶다. 브런치 메인 사이트에 뜨는 글 제목과 닉네임을 쭈욱 넘겨보며 낯익은 이름을 찾는 일이.
처음엔 뭐가 뭔지 몰라 겨우 글 한편 써 올리는 것도 간신히 해냈다. 내가 좋아하고 즐겨하며 글을 써 올리던 어느 날, 몇 안 되는 구독이 1천 2천 ~ 몇 만이 순식간에 되는 날이 있었다. 어디에 노출이 되어 그런 눈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메인에 글이 올라서 그렇다는데, 누구는 보인다 하고 내 눈에 안 보이는 숨바꼭질 같았다. 끝내 찾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보내주는 걸로 기뻐했었다.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출근하기 전 글 한 편 써서 올리고 나설 수 있는 날은 가뿐하고 거뜬한 발걸음을 떼게 된다. 어느 날부터 매일 만나는 동료처럼 글이 올라가면 반가이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이 감사해서 어느 날 전선을 타고 들어갔다 감전당한 듯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쳐 빠져나오다시피 했다.
글쓰기에 있어 이미 대가들이셨고, 많은 이웃님들과 주거니 받거니 정이 넘치는 분들이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 나한테까지 라이킷 눌러주시는 분들.
더 많이 계시지만 내 시간대에
맞게 눈에 띄인 분들이라는 게 아쉬운 일이긴 하다.
얼굴 아는 사람 중에 맘 통하는 몇몇과 친하게 지내는 나는 sns 속 사람들에게도 낯가림을 하고 있었다. 얼굴도 안 보이는데, 뭐 어때? 할 수 있지만, 그냥 쑥스럽다. 어느 날부터 꾸준히 라이킷을 누르는 그들의 닉네임이 머리에 콕 박히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음 화면이나 브런치 사이트 들어가기 전 쭈욱 훑어보다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 거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막 사진을 찍었다. 반가운 친구 만난 마냥.
어쩌다 내가 써 올린 글을 만날 때도 반갑다. 내 손을 떠난 글이 다음 화면에 올랐다는 걸 이젠 알아채겠다. 몇 안 되는 조회 수가 갑자기 띵띵 부어오르며 블루라이트가 켜지면 컴퓨터 화면도 보고 휴대폰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는 거다. 어제 올린 글이 1천, 2천, 3천이 올라가고 있다.
화면은 순식간에 바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 브런치 시작했을 때 그렇게 굼뜬 나에게 보일 리가 없었던 거다.
잠시 후면 삶 속에서 부대끼며 일어나는 일상을 낚으러 나갈 거다. 내 눈에 내 맘에 와 닿는 대어를 낚아 여럿 이웃들과 맘을 나눠먹는 맛있는 글감이 낚이길 바라며 힘차게 발걸음 떼 놓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