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틀 예쁜 집
예쁜 집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둘은 하나야!’
다정하게 깍지 낀 젊은 연인이 들어선다.
젊음, 뭐니 뭐니 해도 젊음의 꽃은 두 청춘남녀의 마주 잡은 깍지 손 같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의 향기가 난다.
내 얼굴을 내 스스로 볼 수 없어도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가고 얼굴 가득 미소 머금었겠지.
달달하고 향긋한 젊은 청춘남녀는 보고만 있어도 참 예쁘다.
달달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 나올 수밖에 없고 둥지 틀 곳을 찾고자 당당히 들어설 땐
스위치를 일제히 올린 듯 사무실이 환해진다.
그들을 보노라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
“전세 나온 거 있어요?”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것이 뭔지 단박에 알아차리는 줄 안다.
대충 봤을 땐 원하는 집의 그림이 나오긴 하지만,
한 가지 한 가지 맞춰 나가다 보면 까다로운 이가 아니라도 맞추기 쉽지 않다.
가격 맞으면 날짜 안 맞고, 날짜 맞으면 집이 맘에 안 들고....
그 옛날 어깨너머 배운 미용 기술로 중딩인 내 단발머리 잘라 주던 언니 솜씨 같은
아~~ 언발란스 내 단발머리여!!
몇 번의 질문이 더 오가고, 방 2개가 있는 전세 중 역 근처에 있는
아파트는 무리고 작은 거라도 돈이 모자라니 주택이든 빌라를 구할 거란다.
이사하기 참 좋은 계절인데, 여러 영향 탓에 나와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
이 것 저 것 고르고 골라 맘에 드는 걸 골라야 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으니 아쉬움 또한 크다.
뒤적뒤적 근처에 있는 부동산의 물건까지 다 뒤졌다.
원하는 가격과 방의 개수 상태 등을 고려한 거 겨우 골라 두 연인과 함께 사무실을 나선다.
이들과 함께 걷는 것으로 내 발 밑에 탱탱 볼이 있는 듯하다.
저절로 통통 튄다. 가볍다.
뒤 따르는 이들의 달콤한 속삭임도 좋고, 둘만 함께라면 뭔들 못하리!
앞으로 어떤 역경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언정
‘그것쯤이야, 파바박 팍팍!’
느껴지는 희망차고 사랑스러운 기운이 좋은 거다.
이 집 저 집 이 방 저 방 보여주면서 어려서 뭘 알기나 할까 싶었다.
괜한 걱정을 했다.
사전 정보를 미리 찾아보고 꼼꼼하게 챙기고 행동하는 모습은
소꿉놀이하는 애들처럼 사랑스럽기도 하고 깍쟁이 같기도 하다.
장롱이 들어갈 수 있는지 한쪽 벽면의 길이도 체크해 보고, 방의 전등도 모두 켜본다.
어디 어디가 LED 등인지 아닌 곳은 없는지... 끝이 아니다.
싱크대 수도꼭지도 틀어보고 화장실 변기 물까지 내려 본다.
공부상에 있는 권리들은 우리가 알아보고 정리해서 알려줘야 하겠지만,
이리저리 살펴보는 이들이 대견해서 어깨를 토닥여 주고 싶더라.
젊음은 싱그러움이다. 싱싱함 가득한
젊은 청년이 부모로부터 독립을 시작하는 첫 번째 통과 의례가 어디 한 두 가지겠는가.
그중에 하나인 내 한 몸 누일 방이든 집을 구하는 일.
기거할 곳을 혼자서 알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끔씩 부모님들 중 엄마가 따라오신다.
거기서 느껴지는 생각 또한 많아서 이 일에 종사하는
나는 아이들이 독립해서 나간다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들려줘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 든 생각을 말해 보라 하면, 당연히
‘네가 맘에 드는 곳을 골라서 결정하거라!’이다.
스스로 지불할 경제 능력도 맞춰야 할 테고,
안전하고 쾌적함만 염두에 둔다면.
이쯤까지 말해 주고 스스로 정하고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일.
너무 깊숙이 관여하지 말아야지.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야 할 거란 생각이 없지 않았다.
내 몸집이나 키를 훌쩍 넘어선 지 오래 전이나 생각은 아직 어린애일 거라 생각에서였다.
길지 않은 현장 실무를 통해 느낀 바이지만, 뭐든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경험치를 주는 것이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최대 자산 물려주기가 아닐까.
지금 하고 있는 부동산 일은 내가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일이지만,
여러 여건 조합으로 일을 해가면서
‘이 일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스스로 세뇌시켜서인지 이거 은근 매력 있어지고 있는 거다.
남들이 원하는 집도 구해주고, 내 아이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찾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으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이 어디 있을까.
젊음 친구들은 IT기술의 도움과 더불어 기타 셈도 빠르고 돈 계산도 빠르다.
우리들이 자랄 때는 돈돈돈 돈을 너무 밝히면 쌍놈 취급을 했나(?)
돈을 밝히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의 이미지를 본의 아니게 만든 듯싶다.
월급이 좀 늦어져도 대놓고 왜 안주냐고, 언제 줄 거냐고 서로 말하기 꺼리고
줄 때까지 동료끼리 눈치 보는 상황이 많았는데...
젊은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기대듯 묻어가던 때도 있었음을.
시대의 흐름인가 돈의 중요성과 쓰임새에 대해 공부도 하고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이 늘면서 일한 만큼 목소리 내어
정당한 요구 하는 모습을 보며 참 많이 달라지고 있구나 싶다.
얼마만큼 전세 대출받을 건지, 나머지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빠르게 대화가 오간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돈의 가치든 부의 규모든 불려 나갈 방법에 대하여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야기에 얼마나 배울 게 많은지 귀 기울이고 또 귀 담게 된다.
물건 살 때 늘 일어나는 현상이 집이라고 해당이 안 되겠는가.
집이 맘에 들면 돈이 안 맞고, 돈 맞추다보면 집이 맘에 안드는 게 집 뿐이랴!
예쁜 그들, 사랑스러운 젊은 그들이
오순도순 아기자기 둥지 틀 예쁜 집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