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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Jun 30. 2021

답이 없는 포레스텔라!!

열정 열정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쇠똥구리들.

“여으으쯩 여으으쯩 여으으쯩!!”

포레스텔라 서울 공연 때 콘서트장에서 조민규가 외쳤던 이번 콘셉이다.


열정 하나로 팀이 뭉쳐져 노래를 선정하고 거기에 맞게 아이디어를 얹고 얹어 찾아오는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득 담은.


한 달 전 울 따닝은 테켓팅을 잘하는 친구 언니의 예약 성공으로 포레스텔라 콘서트에 같이 갈 것을 알려왔다. 6월 27일 저녁 6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그 당시 토요일도 근무할 때라 일요일 공연을 잡았을 텐데, 토요일 쉬는 날이라 맘 편하게 다녀왔다.


 따닝은  중, 고교시절 슈퍼주니어 멤버 중 멸치를 좋아했다. 갈치, 명태, 조기도 아닌 멸치라니. 아무리 뼈째 먹는 생선으로 칼슘이 많다지만, 멸치란 별명이 붙은 그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내 맘 아닌 지 맘이니  다른  사람 더 좋아하라 할 수도 없고. 다른 친구들처럼 벽면 가득 사진을 붙이거나 유별나진 않고 cd를 사거나 브로마이드 사서 친구들끼리 같은 연예인 좋아하는 동질감을 느끼는 정도로 보였다.  


어느 날 콘서트를 가고 싶다며 거금의 티켓비를 줄 수 있는지 물었던 거 같다. 얼마냐 했더니 13만 원이란다. 꺄악!!! 무슨 애들이 보는 공연을 13만 원씩이나 받냐면서 투덜거렸지만...

간절히 원하고 바라기도 했고, 다녀오고 나면 더 공부에 집중해 줄 거 같은 믿음이 있었다.


공부하느라 억눌렸던 감정도 쏟아내고 맘 잡아 공부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전문가의 얘기나 방송도 들었을 터. 한편으론 그 시기 아니면 가기 쉽지 않을 일이기에 잘 즐기고 오길 바랐다. 그 후 한 번씩 손 내밀 때 흔쾌히는 아니어도 가지 말라고 하진 않았던 걸로. 자주 간다고 하지 않았고 어쩌다 한 번씩 부탁을 해 왔던 덕분이기도 하다.


그 후 대학 다닐 때는 콘서트 공연장을 찾는 일이 뜸해졌다. 콘서트 찾아다닐 만큼 누군가를 찾지 못한 건지, 취직 공부하느라 바빴는지.


콘서트장을 잊었다 싶을 즈음, 울 따닝을 사로잡은 팀이 생겼다. 팬텀 싱어 2기 우승팀 포레스텔라! 내가 팬텀 싱어 3기 유채훈 목소리를 담은 노래에 힘과 위로를 받을 때에  울 따닝은 포레스텔라 팀에 힘을 얻고 있었다. 그중 고우림을 많이 응원하는 듯했다. 목소리도 모습도 반듯하니 좋아하지 않을 수 있나. 나라도 충분히 좋아하겠다.


포레스텔라의 공연이 열릴 때면 평화의 전당, 올림픽홀, 아람극장들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공연장은 뭐니 뭐니 해도 관객이 있어야 더 빛나는 것이니까.


“엄마도 같이 갈래?”

물음이 끝나기 전에 무조건 콜. 나를 1+1 셋뚜로 끼워주니 고마움을 넘어 황송하기까지.

울 따닝이랑 같이 다니는 콘서트장이라니! 생각만 해도 좋다.


10여 년 전에 비해 콘서트 비가 많이 오르진 않았다. 좌석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 이번엔 앞에서 두 번째 줄, 노래 부르는 이들의 침이 튈 정도로 가까운 자리란다.


멀찍이 전체를 조망하며 현장의 분위기만 봐도 충분한데, 턱 밑에서 보면 다른 느낌이려나.

열성팬들은 아주 가까이 보는 게 좋은지. 어제도 오늘도 찾아온 이가 대부분이란다.


매 공연마다 찾아다니는 열성팬들. 그들의 여으으쯩 여으으쯩 여으으쯩. 삶에서도 유지해 나갈 거라 보인다. 온몸에 지지하는 이들의 이름을 적어 몸에 달고 붙이고 천에다 큰 이름까지 새기는 적극적인 의사표시 밝은 에너지 정말 좋다.


포레스텔라 서울대 성악가가 반 이상인 그 팀원들. 춤까지 준비해 선보인 그 무대!! 고우림의 얘기처럼 수학자피타고라스가 포레스텔라 팀을 본다면 답이 없다고 말할 정도라니. 도전엔 끝이 없어 해 줄말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을 터.


부끄럽고 쑥스러움을 너머 귀한 돈을 내고 찾아준 그 관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다.


언제 들어도 좋을 [Champions] 조수미 버전도 좋지만, 포레스텔라의 [Champions]

웅장하고 힘이 넘치는. 불가능이란 없다. 다시 일어서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데, 거침이 없을 거 같은.


공연 내내 마스크 끼고 함성이나 소리 지르지 말아야 함에도 그 숨은 소리에도 떠나갈 듯 더 큰 소리가 들리는 듯. 모두가 혼연일체 되어 흔드는 손가락 불빛 반지가 말해주었다.


울 따닝 덕분에 올려다보느라 고개가 아플 정도의 앞자리. 포레스텔라의 네 멤버의 매력에 푹 빠져보는 눈 호강 귀 호강 맘 호강을 맘껏 누린 날.


울 따닝, 공연 기획부터  공연 중이나  끝날 때까지  들인 가늠할 수  없는 큰 그림의  작은 조각인 다음 콘서트비는 엄마가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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