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녀석들

스스로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

by 서비휘

몸이 날아오르듯 뛰었던 체육 활동시간이 끝난 아이들.

화장실 들렀다가 깨끗하게 손씻고 얼린 망고와 감자전, 우유를 간식으로 먹은 후 교실로 올라왔다.


대기반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난 후 와야 할 아이들이 화장실 간다고 나왔다가 마음이야기 수업을 하기 위한 책상 배열을 하는 것을 보고 들어왔다.

그러다가 앉고 싶은 자리가 있었는지 둘이서 한 자리를 두고 실랑이와 다툼이 벌어졌다. 간발의 차로 먼저 앉은 아이와 그 자리에 자기도 앉고 싶었다며 비킬 수 없다는 거다. 두 황소가 뿔을 겨누듯 몸으로 버티는 힘이 어찌나 센지. 날도 더운데 힘은 어디서 솟아나는 것인가.

좀 전에 체육 하며 힘을 있는 대로 뺀 게 아니라 충전을 시키고 온 모양이다.


일어나서 교실로 다시 갔다가 선생님이 가라고 할 때 오라고 말해도 둘 다 지금 뿔이 나온 상태라 꼼짝달싹도 않고 대치되어 있다.

“그럼 자리는 한 자리. 둘 다 이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너희들 생각을 말해 봐.”

간발의 차로 뒤에 들어온 H가 하는 말

“가위바위보로 정했으면 좋겠어요."


먼저 자리 맞춰 앉았다고 말하는 J는 “먼저 온 순서대로 앉았으면 좋겠어요.”

히야 요 녀석들 한치의 양보도 없다. 고집이나 승부욕이 둘 다 만만찮은 녀석들이라 끝이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던 애들은 들어오고 수업은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보가 없으니 결론이 나지 않아. 둘이 잘 생각해 보고 좋은 방법이 있을 때 그때 말해 줘.”


팽팽하게 앉아있던 두 녀석이 잠시 의논을 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좋은 방법을 생각했다며 앞으로 나왔다.

“어떻게 하기로 했어?”

“가위바위보로 해서 진 사람이 앉기로 했어요. 진 것도 억울한데, 자리까지 옮겨가야 하면 너무 불쌍하잖아요.”

“그래 좋아. 너희들의 의견 존중해 줄게.”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당당히 다른 자리로 옮겨갔다. 살짝 고개 돌려보니 눈물이 비칠 듯 말 듯했지만, 자기들이 낸 의견이라 그런지 참아내는 듯했다.


고 녀석들 고집불통에 퍽 하면 다툴 준비만 된 줄 알았는데, 참 배울게 많은 지혜로운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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