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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Aug 02. 2021

[땅바닥이 품은 수묵화]

토채보미술관 제 8회 전시작품

“뭘 찍고 계신 거예유, 뭐 좋은 거라도 있어유?”

산책길에 나선 내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땅바닥에 카메라 렌즈를 가까이 대며 손길 바쁜 걸 보셨나 보다. 지나가던 장년의 아주머니께서 유심히 들여다보여쭤보셨다.

귀하게 여길 금덩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가 시시하다 느끼셨는지 찍을 게 그렇게 없어 그 딴 걸 찍고 있냐며 비웃듯 대답하고선 앞서 바삐 걸어가셨다.


있을 땐 말도 못 하고  저만치 사라지고 나서야  

‘이래 봬도 1인 토채보 미술관 관장이라고요. 좋은 작품 콘셉이 떠올라 촬영 나온 건데,

그리 말씀하시면 서운하죠.’  


사실 그이도 산책 나간 내가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뭔가를 찍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도 창피한지 부르지 않고 그냥 지나쳐가곤 했단다.

작품활동 중이었다고  하면  소리내어  웃는다. 이러니 굼뱅이처럼 느려   터져 같이 걷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별 거 없는 것을 찍고 있는 모양새가 누가 봐도 돌아이처럼 보이는가 보다.


누가 뭐라고 하든 놓칠 수 없는 발견의 기쁨과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안타까울 따름이고.

약간 이상한 사람 취급받았지만, 애정을 많이 쏟은 작품이다.

거친 질감의 재료에 수묵화를 그린 듯한 느낌.

수묵화의 그림 느낌 좋아하는데, 빛과 물이 붓이 되고 길바닥이 화선지가 된 작품의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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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채보 미술관




                                        제8회 전시작품



[땅바닥이  품은 수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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