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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Sep 03. 2021

거미 건축가들의 섬세함이  만들어 낸 거미줄

토채보 미술관 제9회 전시작품

동네 한 바퀴 산보하다 위대한 건축가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주로 그늘진 곳에서 물구나무 서 보이며 쉬고 계실 때가 많으셨지요. 5초만 거꾸로 해도 피가 거꾸로 솟으려는데요, 이들은 온종일 끄떡없는 모양입니다. 이쯤 되면 이 건축가 분들 아시는 분이 나오실 테지요.

맞습니다. 거미님들이십니다. 때론 잠을 자는 것인지 게을러도 보입니다.


어쩌다 정말 어쩌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그분의 각도 잡기를 시작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집념을 본 후론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누가 그분들을 태만하다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처음 그분들을 봤을 땐 약간 혐오스러웠습니다. 거만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양 팔 양다리를 쭉 뻗어 보이며 살짝 노크해 봐도 꿈쩍도 않는 것입니다, 어떤 곳엔 왕국을 이룬 곳도 있었습니다. 아담한 숲 속 나뭇가지 한 곳이 그들 일가친척들이 모여 있는 듯 보였습니다. 거대한 성벽이라도 둘러쳐놓은 듯 천적들은 한 발자국도 침범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느껴지는 대궐을 지어 놓은 것입니다.


몇 날 며칠 오르내리며 길이를 가늠해 봤을 테고, 고정점을 어디다 둘 것인지 지지실의 자리와 나선실, 방사실은 어디쯤이며 한가운데 바퀴통의 위치도 정하느라 고심했겠지요.

설계도가 완성된 날부터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겁니다.


순식간에 날아드는 참새나 벌레, 잦은 비로 탄탄하게 지어놓은 줄이건만, 끊어지면 보수공사는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했겠지요.


고정점이 강아지풀이 제 몫을 단단히 해 줄 때도 있습니다. 가로등 지지대, 나뭇가지, 꽃송이 등 건축가님 여덟 개의 눈에 들어온 날엔 여지없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꽁무니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그 실 꾸러미에 돌돌돌 감겨버릴지도 모르니까요.


거미는 종류에 따라 집의 모양도 달라지는데요, 긴 호랑거미의 집은 한가운데 굵은 띠를 두른답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호랑거미도 발견했습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오는 집 대문에 X모양이 있어 신기했습니다.

거미는 약 4억 년 전부터 지구에 살았고, 지금은 전 세계에 약 3만 5천 종류, 우리나라엔 약 1000종류의 거미가 살고 있답니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거미가 있는데요, 집 앞 산책로에서 촬영하다 보니 불과 몇 종류의 거미를 찍어와 작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거미 건축가님들이 지어놓은 멋진 거미줄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몇몇 종류의 거미를 담아보았습니다. . 발걸음  해 주신 분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두둥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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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채보 미술관 9회 전시작품


거미 건축가의 섬세한 설계가 만들어 낸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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