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한 친구 결혼식을 다녀온 따닝이 침대에 엎드려 주말에 못다 한 볼 일을 휴대폰으로 하고 있다. 슬며시 들어가 옆에 누웠다. 평소 같으면 꽤액꽥 소리를 내지르며 엄마 방으로 가 자기가 아닌 아빠를 괴롭혀 줄 것을 당부했을 테다. 드러누워 제 볼일 보고 있는 이들에게 두 발 올려 괴롭히기가 나의 취미 중의 하나라서.
결혼식 끝나고 포시즌 멤버의 나머지 친구들과 호캉스 가고 없는 동안 거금 들여 다이슨 주문하는데, 엄마의 공이 컸음을 얘기 해 놓았다. 끼익끽 거리며 나가 줄 것을 소리 내진 않고 잠잠히 참는 듯했다. 역시 돈의 위력이란!
결혼식 가기 전 뒷머리 드라이 도와줄 것을 부탁할 때 본 드라이기에서 연기가 펄펄 나는 듯했다. 딱 봐도 머리카락 상함이 느껴졌다.
TV광고도 그렇고 젊은 선생님들께 다이슨이 좋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따닝한테 그걸로 바꿀 것을 권했더니
“엄마, 그게 일이십만 원인 줄 알아?”
나야 머리 감고 툴툴 흔들어주면 그만이다. 아침마다 긴 머리카락을 드라이기에 의존해서 말리고 스타일 잡는 데 쓴다면야 그 정도는 투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던 거. 머리 상함도 덜하지 않을까가 가장 큰 이유였다. 머리카락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는 소중한 아이템 중의 하나라서. 머리카락이 많지 않아 고민이 많은 그이를 봐서 더 그럴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