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비휘 Sep 24. 2021

채송화

토채보미술관 제 14회 전시작품

슬기로운 생활 드라마에서 돋보이고 빛났던 이가 어디 한 둘이겠냐만 그 중에서 한 명을 뽑으라면

이익준교수(조정석)는 열외로 하고 채송화교수(전미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랑스럽고 지적이며 매력이 철철 넘쳤습니다. 전문가다운 면모까지 단단히 갖춰 병원에서 저런 교수님과 마주한다면 앓던 사람도 벌떡 일어날 거 같은 믿음과 신뢰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산책길에서 마주하는 꽃들 중 절 쪼그려 앉게 하는 꽃이 있었습니다. 키가 작아 자세히 보려면 쪼그리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다부지고 수수한 꽃. 빨강, 노랑, 하양, 분홍. 다홍빛깔의 얇은 꽃종이를 여러 번 겹쳐 놓은 듯. 가을 운동회 때 양 중앙 손가락에 끼고 매스 게임할 때 사용하던 꽃송이와 닮아 있었습니다.


채송화 꽃을 볼 때면 슬의 생 채송화교수를 만난 듯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싱싱한 웃음 보이던 그 모습이 꽃송이 속에서 아른거렸습니다. 소소한 기쁨, 반가움이었습니다.




-------------------------------------------------------------------------------------------------------------------------




어릴 적 보았던 마당 한 귀퉁이엔 채송화와 봉숭아 꽃이 심어져 있습니다. 채송화 꽃 색감에서 느껴지는 선명함, 분명함, 확실함이 보였습니다. 꽃만큼 예쁜 건 꽃이 진자리에 까만 씨앗주머니가 생깁니다. 뾰족한 듯 봉긋한 걸 한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다른 손가락으로 살짝 문지릅니다. 개미 눈알이나 얼굴의 점만큼 작고 까만 씨앗 터트리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그 개미 눈알만큼 작은 씨앗에서 잎과 꽃을 피워냈던 채송화꽃, 슬의 생에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선택과 집중이 몸에 밴 채송화교수였습니다. 그러고보니 꽃밭에서 늘 싱싱함을 유지하며 피고 지는 걸 반복하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닮아 있습니다.


이름에도 인연이 있는 걸까요. 지금 일하고 있는 5세반 이름이 채송화와 민들레반입니다. 그런 이유로 유치원 화단엔 채송화도 심어져서 피고 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토채보 미술관에서는 그 유명한 이름을 타고 채송화 꽃을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작지만 다부지고 당당한 꽃 채송화의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보시길.



올해의 핫한 이름 ‘채송화’



토채보미술관 제 14회 전시작품



채송화



매거진의 이전글 나, 하양 나팔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