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요정

친구들 부탁 꼬옥!!

by 서비휘

추석 전, 수요일 팀들과 돌멩이 수업을 처음 할 때는 신기해하며 호기심만 가득했다. 매끈매끈 반질반질한 까만 돌을 보며 떠올린 생각이기에 네임펜으로 다양한 색을 내며 잘 그려질 거라는 내 생각이 모자랐다. 선명히 그려지질 않았다. 다음 날부터 수업하는 친구들은 매직과 색연필을 사용하여 표현하고 싶은 만큼 나타내었다.


나의 실수도 있었기에 수요일팀은 적당한 크기의 돌멩이를 다시 주으러 다녔다. 우리 집 아이들의 핀잔과 구박 아닌 놀림을 받으며.


아이들이 다시 준비해 왔단 소리를 듣고 일제히 좋다는 반응으로

“우와!!

외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정말 귀여운 녀석들의 반응에 땅바닥을 헤집고 다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바닷가도 아니고 땅바닥 찾기도 쉽지 않은 서울 동네에서 아이들의 표정을 나타낼 돌멩이를 찾아다닌다는 건 아이들을 향한 지극한 정성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른 거다


녀석들이 몰라줘도 어쩔 수 없는데, 정말 좋다는 반응을 보이니 내 맘도 같이 흐뭇해졌다.


한 번 해 봤다고 소원 요정을 그렸던 친구는 이번엔 걱정 요정을. 걱정 요정 그렸던 친구들은 마음 요정, 착한 요정, 포세이돈, 바람돌이, 위티 등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적 있고, 마음에 들었던 이름이었는지 다양해졌다.


아이들의 소망 담긴 말을 듣는데, 가슴 곳곳을 뾰족한 가시로 찌르는 듯 아팠다. 그림 속 돌멩이들의 걱정, 소망 담긴 모습을 보노라니 올망졸망 녀석들이 모여 있는 듯 보이는 거다.

무슨 말인지 속뜻까지 듣고 나니 속울음을 삼켜야 했다.


‘너희들 만 5세 반 맞는 거니? 태어난 지 몇 년 됐다고.’


말하고 있는 아이의 맘도 이 아이들을 키우고 계신 젊은 엄마들의 맘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글을 쓰는 지금 시간엔 조용히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내 동생이 이상한 아이가 안 태어나게 해 주세요.”

올 12월에 동생이 태어날 건데, 이상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걸 걱정 요정에게 부탁하는 거였다.

엄마의 기도를 엿들은 건지 직접 말을 들어서 생각하게 된 건지 맘이 먹먹해져 물어볼 수 없었다.


또 다른 친구 S는 많은 또래들 가운데 의젓하고 반듯하기 1, 2위를 다투는 녀석이다.

“너희 둘이 하도 말을 안 들어 엄마, 아빠 머리카락이 하얘져 하늘나라 갈 거 같다고.”

10살 형아랑 둘이 말을 안 들어 엄마께서 하신 말씀이라며 울먹거린다. 엄마, 아빠가 하늘나라 가면 많이 슬플 거 같다면서 하늘나라 안 가게 해 달라고 걱정 요정에게 부탁하는 거였다.


한창 크는 사내 녀석 둘을 키우는 엄마, 아빠는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런 말씀까지 하셨을까. 반듯하고 예의 바른 아이인데, 집에서 얼마나 다른 모습 보이길래 싶은 거다.


쪼만한 녀석들이라 생각했는데,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녀석들이 맞다. 그새 커서 맘을 들여다보는 것 좀 봐. 진심으로 걱정을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S는 가까이 다가와 한 번도 포옥 안기질 않았다. 많은 아이들이 폭폭 안기고 매달리기도 하는데, 그런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낼은 잊지 않고 S를 불러서 꼬옥 안아주고 토닥토닥해줘야지.

‘엄마, 아빠 하늘나라 가려면 S가 80살 100살 되어야 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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