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중 해결하며 훌륭한 청년으로 잘 자라길.
씨앗 하나에 나고 자라 핀 꽃이라고 다 같지 않듯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사람 같은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도 다 다른 것이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 배우고 익힌다 해서 같을 순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터.
같은 꽃무리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꽃이 있듯 함께 있는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집이 엄청 세거나 남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맘이 남다를 때, 하나를 말하면 둘셋까지 이해하는 영특함을 보이거나 애교가 많아 누구에게든 사랑스러움을 보일 때, 말 한마디 하는 걸 힘들어할 때 등 한 명씩 떠올리다 보니 전체 아이들이 다 눈에 띄는 것이 되어 버렸다. 얘는 이래서 쟤는 저래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처럼.
비 오는 날은 바깥 활동을 못하고 교실에서 자유선택 놀이 시간을 가졌다. 각자 하고 싶은 영역의 활동을 꺼내서 놀이시간으로 보내는데, 아주 뭔가에 심취해 있는 K가 눈길을 끌었다.
다이어리 만들 수 있는 코너에서 수첩 몇 장을 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인 후 뭔가를 골똘히 적고 있는 거다. 여자 친구들은 반짝이 끈으로 아주 예쁘게 엮는 반면, K는 테이프로 대충 붙여 써도 내용이 알차다.
“선생님, 저는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궁금중 노트를 적고 있는 거예요.”
궁금증을 궁금중으로 알고 있었나 보다. 궁금한 게 계속 진행 중이니 궁금중 노트가 더 맞는 말일 수 있겠다. 뭐가 그리 궁금했을까 하고 들여다봤더니 세상에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호기심천국, Why시리즈]의 탄생 배경이 되었겠구나 싶은 질문들을 계속 적고 있는 것이다. 하루 종일 적어도 끝이 없을 질문들을.
바닷물은 왜 짤까
지구는 어떡해 이루워져을까
우주는 왜 끝이 었을까
동물은 무었을 멋고 살까
실은 왜 길까
우리는 어떡해 만드러져 있을까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기차는 왜 길까
방송국은 왜 TV에서 나올까
똥은 왜 쌀까
우리나라는 왜 작을까 그런대 역사책은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만 만들겟지.
조각상은 왜 있을까.
활동시간이 끝이 나서 저 정도의 궁금중으로 끝맺음을 한 거 같다. 밤새 써도 모자랄 궁금중.
K군 찰랑찰랑 샘물 쏟듯 궁금증이 끝없이 이어지는 소중한 이 시기에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 주면 도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앎의 세계, 지식의 세상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K가 지적 호기심을 느끼고 스스로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다 보면 어느 순간 멋진 한 사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는 훌륭한 청년이 보이는 듯해서 흐뭇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