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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Oct 06. 2021

평서문 아빠, 의문형 엄마

같은 말 다른 물음

“오늘은 일찍 가네.”

일주일 한 번 가는 테니스 강습. 늘 가던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는 따닝에게 그이가 말했단다.


오늘 제주도 여행 가는데 10시는 출발해야 해서 시간을 조금 당겼다고 답했다며 따닝은 밖에 나가 있는 내게 카톡으로 알려온다.

“아빠도 질문 폭격기. 흐흫”

아빠도 같은 질문 폭격기이긴 한데, 엄마랑은 많이 다르단다.


‘물어보는 건 다 같은 거지 다르긴 또 뭐가 그리 다른 건지. 치이.’

좋은 뜻의 다름이 아닌 거 같아 살짝 삐진 맘이었다. 집에 오니 따닝은 자기가 평소 느낀 다른 것이 이런 거라며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평소보다 집을 빨리 나설 때면  왜 이렇게 일찍 가, 무슨 일 있어?”

의문형으로 물어보기 시작해 하나를 답해주면 둘, 셋이 줄줄이 사탕처럼 딸려 나오기 시작한다는 거다. 하나 답을 하기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거.


그이는

“오늘 일찍 가네.”

의문문으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나가는 평소 시간대를 잘 알고 있는데, 오늘은 다르구나. 그런 뜻으로 들리기에

오늘은 이러이러해서 조금 일찍 가게 됐다며. 왜 일찍 나서는지에 대한 답을 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답을 하고 나면 더 이상의 질문이나 말은 하지 않고,

“그래 알았다.”

끄~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면

난 아빠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더 반듯하고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는 거.


엄마의 끊임없는 질문, 질문은 사랑이기보다 간섭과 참견으로 들리기에 짜증도 나고 답도 하기 싫어졌던 거라며 엄마, 아빠의 다른 점이 그런 거란다.


직장 동료 중에 10년 지기 따닝의 친구가 같이 일하고 있다. 점심시간 서로의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친구는 본 적도 없는 아빠 팬이 되고 싶다고 말한단다.


그건   아마도  따닝 네가 아빠의 장점을 크게 엄마의 단점을 크ㅡ게 부풀려 말했때문일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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