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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Dec 20. 2021

우아한 선생님

그리기와 만들기는 아무나 하나

매혹적이고 향기 나는 꽃을 볼 때 감탄하고 환호하듯 꽃만큼 사람이 아름다워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3층 계단을 오를 때면 열린 교실로 사용하고 있는 미술실.

유치원 전체 건물 통틀어 가장 뷰가 좋고, 장소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선생님이 그곳에 계신다.


마스크로 그 작은 얼굴 다 가리고 두 눈만 보여도 한눈에 미인이라 느껴지는 아우라. 어느 날 마스크 벗은 모습을 보았을 때 그야말로 고상하고 우아한 자태의 분위기에 마스크 벗은 모습이 더 예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이 셋인 엄마 몸이라니. 그 누가 믿을쏘냐. 굳은살과 덕지덕지 붙은 군살 하나 없다는 건 축복에 가까운 일. 유치원의 얼굴이라며 고운 선생님께서 속삭여 주셨다. 고운 선생님과 우아한 선생님이 두 분이 서 계시면 그 공간은 가득 차 보인다.


우아한 선생님이 수업 진행하실 때 고운 선생님께서 도우미로 도운 수업이 끝날 때면 다음 타임 도우미로 도우기 위해 항상 마주하는 모습이었으니. 혼자 신났다. 즐거웠다. 기분 좋았다.


고상하고 지적이며 도시적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진 미술 선생님.

그 손끝에선 밑 작업이 늘 끝없이 꿈틀대고 있다. 아이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무리할 수 없으니 선생님의 두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또 꼼지락거린다. 잔손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미술 작업 아니던가.

그리기나 만들기 모두 엄청 손가는 일이 많은 것이다.


도화지 그림도 액자에 넣어두면 전시 작품이 되듯 아이들이 조물딱 거린 것을 선생님께서 다듬어 정리하면 오래오래 보관해서 보는 작품집이 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모습이 예술작품이고 아트이며 갤러리가 된다는 것을 글을 쓰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스케치해서 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자르는 작업을 도우는 시간. 아이들의 손이 닿는 순간 이미 예술작품으로 탄생되었지만. 뚝딱 완성품으로 되기까지 선생님의 손을 몇 번 더 거쳐야 할지 모를 일이다.

개인적 생각으론 아이들이 끼적이고 그린 그 자체를 그대로 보내주는 것이 감동이 더할 거 같은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집에 가져갔을 때 성의 없고 정성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어른의 도움을 받더라도 완성된 걸 좋아하고 깔끔하게 다듬고 또 마무리된 포트폴리오 모습으로 나가야 하니  완성된 작품이나 스케치북을 다듬는 일 또한 손품이 엄청 들어가는 것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미술실을 그곳으로 정한 것은. 복도와 연결되어 있고 창 밖 풍경이 계절마다 그림 같이 탁 트인 열린 공간. 아름다운 미술 선생님이 계셔 한 층 더 빛나는 예술 공간이 된 그곳에서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예술적인 감성을 많이 끌어올려 주시고 계시는 선생님.


늘 반짝이는 아이들의 생각과 예술 감각 탁월한 선생님이 어우러져 더 좋은 작품이 많이 탄생하길. 아이들이 이다음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을 즐기는 아이들로 커나갈 수 있게 도움 주시는 선생님으로 오래 남아주시길.


내맘이 그려낸 선생님을 향한 스케치가 작게나마 파문을 일으켜  준다면...울림이든 소망이든 꿈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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