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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Feb 12. 2022

안녕, 사랑이들

안녕, 잊지 말고  오래 기억하자.

졸업이란 끝점이자 또 다른 선상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7세 반 친구들은 며칠 뒤 있을 졸업식을 앞두고 있다. 종일반 친구들은 졸업하고 2월 말까지 등원할 수 있어 반일반 친구들만 유치원 등원 마지막 날이 되는 것이다.


복도를 지나다닐 때면 아침마다 졸업식 노래나 부모님을 위한 수화 곁들인 ‘엄마의 나무’ 노래에 맘이 뭉클해지며 울컥하게 된다. 내 마음이 이럴진대 처음 유치원 졸업을 보시는 어린 부모님들 맘이 어떨지는...

낮에 불렀던 노래의 여운이 남아 집에서 흥얼흥얼 거리는데, 아빠가 삐지셨다고 한다. 노랫말에 왜 엄마만 나오냐며.

아빠께서 충분히 서운할 수 있겠다 싶어 노래 중간에 아빠도 사랑해요를 넣어 부르며 연습하고  있다.


7세 반 친구들은 1월부터 예비 초등학생이 되어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배워나갔다.

저 정도로 탄탄한 예행연습의 든든함이라면 무엇인들 못해 낼까 싶을 정도.

겨우 이름 석 자, 숫자 1~10까지 알고 가던 우리들과는 차원이 달라 비교대상도 되지 않는다.


등원이 끝나면 아침마다 아이들은 알림장은 정성껏 써 내려갔다. 받아쓰기는 있다는 것 정도 알려주고 가정 연계 학습활동으로 활동지를 보내주면 집에서 부모님이 불러주고 채점해오던 날. 많은 이들 중 사랑스러운 받아쓰기를 해 온 친구가 있었다. 얼마나 재밌고 자신감 넘쳤으면 그림까지 곁들일 생각을 하다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받아쓰기 100점]

즐거운 마음으로 했을 거 같은 그 현장이 그려져 미소가 지어졌다.


졸업은 많은 친구들이 자라 생활하던 공간이 비좁을 정도로  몸과 마음에 맞는 더 큰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 정든 만큼 서운하고 아쉬운 맘 클 텐데, 차츰 떠나보낼 때가 다가오는 것이다.


고운 선생님께선 반 친구들을 더 힘껏 꼬옥 안아 등원 맞이를 한단다. 그렇게 정을 담뿍 쏟고 계시니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 유치원 졸업하기 싫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처음엔 잠시 서먹해할 테지만, 새로운 선생님과 새 친구들 만나 활짝 웃음보일 날 곧 올 테고... 우리들은 언제 또다시 만날지 모르니 아쉬움이 큰 것이다.


오후 시간, 고운 선생님 반 어머님들 몇 분이서 일 년 동안 고맙고 감사한 맘을 담아 쓰신 편지를 전해달라는데, 그걸 받아 든 내 눈물이 왜 핑 도는 건지...

선생님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주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만도 참 감사한 마음이었다.

20대이신 선생님들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할 텐데...

일 년 내내 아이들의 기쁨과 행복을 주기 위한 행사 준비와 한 명 한 명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는데, 도움주기 위어르고 달래고 야단치기도 하는 힘든 순간들.


모든 것 내팽개치고 뛰쳐나가고 싶은 맘 하루 열두 번도 더한 날 많겠지만,

꼬옥 안기는 아이들, 돌아서면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이들로 인해 또 다시 힘을 받아 맘 다잡는 시간이 많음을 알기에.


부모님들의 고마운 맘까지 전해 받은 선생님은 주르르 감동의 눈물  흘리며

또다시 한 해 거뜬히 새로운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해 줄 것임을 알기에

그 편지가 더 감사하게 여겨졌는지 모를 일이다.


졸업하는 아이들의 행사 준비와 수료하고 형님반이 되는 아이들을 위한 준비를 동시에 해나가는 선생님들,

아이들과 오래 함께 하며 점심 밥을 제대로 먹어본 적 없을 선생님들,

자라나는 아이들과 어린 부모님을 대신하여 고맙고 또 감사함을 대신 전합니다.


울  예쁘고 여릿한 선생님들이  다리 깁스 힌 친구 번쩍 안아 계단 오르내리는  힘은 사랑에서 나오겠죠. 고운 선생님들  마이 사랑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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