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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Feb 05. 2022

초등학교 입학이다!

우리 땐 손수건 매달고, 지금은 마스크 끼고

누구든 가 본 적 없고 경험해보지 않은 곳으로의 발 떼 놓는 일 쉽지 않다.

지금 있는 곳이 편하고 안전함을 느낀다면 계속 눌러살면 좋을 텐데, 그렇지가 못하니.

싫든 좋든 더 큰 세상으로 나서야 될 때가 많은 법이다.


요즘 7세 반 친구들을 볼 때면 푸드덕 큰 날갯짓 하며 높이 날아오른 참매들처럼 둥지 떠날 날이 머지않았음이 느껴진다. 길게는 3년 짧게는 1, 2년을 포근했던 안전지대처럼 매일 아침 오갔을 텐데, 작은 곳을 떠나 큰 곳으로 옮길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다.


7세 두 반은 2월 17일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1, 2월은 예비초등생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자리배치부터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얼추 비슷하게 맞추고 학교에서 하는 활동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다.


각자 다닐 학교 모습을 예비소집 때 보고 왔던 아이들은 유치원과는 다른 학교 규모에 압도당한 듯했다. 운동장이 너무너무 컸다며.

그러고 보면 나 또한 그렇게 커 보였던 운동장 한쪽의 벤치 아니었던가.

세월이 많이 흐른 후 찾아가 본 학교 운동장 한쪽의 그네부터 철봉, 벤치가 그렇게 작아 보이는 날이 올 줄이야. 유치원 아이들은 자기 몸집에 비해 큰 덩치를 가진 학교가 그렇게 커 보였다는 거였다.


운동장이라는 이름부터 과학실, 보건실, 컴퓨터실 등 유치원과 학교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고,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등 부르는 호칭도 다르다는 것도 알아가고 있다.


2월 지나고 3월이 오면

봄햇살 받아 뽀송뽀송 빛나는 가방 둘러메고 학교 문을 들어설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스크 또한 꼭 필수로 써야 할 테고.

오래전 내가 입학 날부터 가슴에 손수건을 길게 매달고 다니는 게 필수품이었다. 언제고 줄줄 흘러내릴 콧물에 대비해 매달아 놓고 수시로 닦기 위함이었을 터. 담임 선생님 한 분께서 60여 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다 돌봐주기도 힘드셨을 거 같다.


세월이 흘러 우리 두 아이가 입학할 때는 손수건도 매달지 않고 가방과 신발주머니만 잘 챙겨 다니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두 아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덜 거추장스러웠다고 할까.


늘 코가 말썽이었나 보다.

우리 때는 콧물 흘러 손수건을 매달아야 했고, 지금은 코나 입으로 들어갈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낀 채 등교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금 넓고 큰 세상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배우고 미리 체험하고 경험해 본다는 것.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긴장보단 설렘과 기대 속의 깃발을 휘날리며

힘찬 발걸음을 떼어놓을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좋은 예감,

초등학교에 얼른 입학하고픈 마음이 들 거 같은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포부를 밝힌 걸 볼 때면

예쁜 가방 메고 학교에 따라가고 싶단 생각까지 든다.


지금 유치원 생활만큼 학교생활도 잘 연계되어 이루어질 텐데,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친구들 많이 즐겁고 기뻐하면서 생활해 나가길

힘찬 날갯짓으로 높이 멀리 깊게 날아오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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