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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Mar 12. 2022

아들의  맘 풍으로 아빠의 뜨거워진  머리 식히기

일곱 살 아들의 걱정

서로 사랑하며 아낀다는 건 문득문득 생각나고 떠오르는 그런 상태일까.


아침 우유 간식을 먹던 N군이 무슨 걱정이 있는 듯 수심에 잠겨있다.

“N, 우유 마시다 말고 무슨 생각해, 고민 있어?”

“저, 아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에요. 아무것도...’ 그렇게 대답하며 버무리고 말 거라는 예상을 빗나갔다. 살짝 얼굴에 스쳐 보였던 걱정 어린 모습이 맞았던 거다.

“아빠가 보고 싶어?”

새 학기초 7세 반 신입 원아라 낯선 환경 아는 친구 한 명 없는 곳이니 평소 잘 놀아주신 아빠가 생각날 수 있을 거 같아 물었던 거다.



“선생님, 아빠가 스트레스가 많나 봐요, 머리에 뜨거운 생각이 가득한 거 같아요.”

순간  아이의 답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예상했던 답을 빗나간 것도 의외였지만, 아이의 깊은 생각에 또 한 번 놀란 거다.

화나고 열 받아하는 걸 봤는지  우유 마시다 말고 턱 괴고 생각에 잠길 만큼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

일곱 살 아이만이 할 수 있는 표현력이었다.

'스트레스란 머리에 뜨거운 생각이 가득한 상태'


요즘 아이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생각이 성숙한 경우가 많다. 여러 기기를 통한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그럴 거라 짐작만 할 뿐. 순간 누가 누구 맘을 살피고 들여다 보듯 말하는지  나도 헷갈렸다.

 N군이 아니라 N군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있었던 건가 싶었던 것.


지난 자유선택 놀이시간, 휴대폰 매장 오픈 과정을 보일 때부터 평범한 놀이에서

비범함이 번뜩여 보였다. 표현력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가위질을  뚝딱하여 휴대폰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랬지만, 한 대 한 대의 기능과 쓰임이 제각각  가격 책정도 달리 할 줄 아는. 기능을 설명하는 태도가 가게 갔을 때 듣는 수준 이상이었다.


N군이 아빠를 걱정하는 것처럼  하시는 일 스트레스가 많으실 테다. 거기에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애쓰고 있을 아들 염려도  하실 텐데, 아들의 맘을 아시면 쌓이고 뭉쳤던  기분 나빴던 기억들, 한 순간에 사라지고 없을 강한 힘을 느끼실 거 같다.                                                                                                                                                                                                                                                      아버지 머리 가득 든 화나고 성질나는 뜨거운 생각들 아들의 상큼한 맘 풍으로 열기를 식혀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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