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 아래 원룸
큰 꿈 하나하나 이뤄가세요.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바꿀 때 한 몸인 그림자가 있다. 흔히 짐이라고 불리곤 한다.
한 사람 두 사람이든 살아가는 데 있을 건 다 있어야 하니 아무리 줄인 들 한 짐이라더니 그 현장에 맞닥뜨렸다.
멀리 우즈베키스탄에서 날아왔던 아가씨가 잔금을 치르고 원룸으로 이사를 한 거다. 전기, 수도야 스위치나 켜면 되는데, 도시가스 연결은 어쩌나 싶어 가 보았다. 27m2 남짓한 방 한가운데 한 사람 몸에 딸린 짐 박스가 가득 차 있다. 한 동안 비어있던 곳이라 사람 온기 1도 없고, 보일러도 돌지 않아 냉골이다. 발 디디고 서 있으면 곧 동태가 될 거 같이 쏴한 기운이 온몸을 감았다. 최소한 가지고 다니는 짐일 텐데, 한 사람 밑에 딸리는 짐은 말 그대로 한 짐이다.
도시가스 기사님과 연락을 해 놓은 상태다. 기다리는 동안 다이소를 다녀온단다.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려주었다. 젊음이 좋다. 휴대폰 하나만 들고 어디든 찾을 수 있다며 금방 알아듣는다.
다른 업무를 보다가 멀리서 온 아가씨라 맘이 쓰였다. 냉골의 추운 곳에 어찌 되고 있나 싶었다. 사무실 근처라 다른 집 보러 다녀오다 들러보았다. 그 사이 철수세미를 들고 퐁퐁 잔뜩 묻혀 싱크대를 박박 닦아내고 있다. 생각과 다르게 집 안의 씩씩한 기운이 금방 돌았다. 새로운 곳 새 출발을 위한 불끈 기운의 솟음이 보였다. 맨 손이라 손 시리지 않냐는 표정을 보이자 답답하다며 씻고 나서 핸드크림 바르면 된다는 수화 같은 대화를 하였다.
아드닝도 재작년 추운 겨울 떠났다가 다음 해 여름 돌아오는 일정으로 나섰던 기억이 난다. 낯선 미쿡 땅에 혼자 내려 펑펑 내리는 눈으로 앞이 안 보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밤늦은 시간 방에 도착했을 땐 꽁꽁 얼었었겠다.
깔끔하게 방 정리를 끝낸 뒤 화상통화로 방을 보여주었다. 늘 가고 싶었던 미지의 세계라는 흥분 가득한 목소리여서 같이 설렜던 기억이지 추워서 어쩌냐는 생각은 뒷전에 밀려있었다. 사회성이 좋은 아드닝은 세계 여러 나라 친구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음식 먹는 사진을 보내주어 먼 곳에 가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올해 같은 날이 올지. 하늘길이 막히지 않은 운 좋은 때 건강하게 잘 다녀왔음을 감사하고 있다.
울 우즈베키스탄 아가씨 수세미로 박박 닦아내고 짐 정리가 되고 나면 고국에 계신 부모님과 카톡으로 화상통화하겠지? 그땐 우리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나갈 한껏 꿈 부푼 목소리 부모님께 잘 전달되길.
서울 하늘하래 한 원룸! 젊은 아가씨가 그리는 큰 꿈이 하나하나 이뤄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