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항해는 계속된다.

우리의 설렌 꿈을 가득 안고.

by 서비휘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 초면 1년간 먼바다 항해를 위한 키티 크루즈호는 단장을 한다. 사계절을 꼬박 지나는 동안 별별 일이 다 일어날 수 있는 예상을 하고 가지만, 변수는 곳곳에서 나올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구석진 곳까지 돌아보고 둘러보며 곧 떠날 만반의 준비를 마친 거였다. 울 ㄱ반 친구들과 부대끼며 지낼 2층의 아담한 교실이 우리 쪼꼬미들이 자리 잡는 곳이다. 모든 물품을 원목으로 바꿔놓고 어린 쪼꼬미들을 맞이하였다.


어린 쪼꼬미들 엄마, 아빠랑 떨어짐이 못 견디게 아쉬워 울고 불고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다 힘들고 어렵게 항해가 시작된다. 눈물 콧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상황이 길게 1주일, 가끔씩 2주일까지 엄마를 그리며 눈물을 보이는 친구도 있다.


키티 크루즈 호가 떠난 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친구들 이름을 불러가며 놀이도 잘하고 쪼꼬미들 특유의 고유색을 내보인다.

올 키티 크루즈호 탄 친구들 한 번 쭈욱 둘러보며 내보인 작은 모습들로 울 쪼꼬미들 특징을 살펴본다.


친구들보다 유난히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에너지 숨었는지 하이톤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고픈 얘기가 있을 땐 자기 쪽으로 내 얼굴 작은 두 손으로 움켜쥐고 얼굴을 홱(?) 돌려 말하는 기역이.


발음이 정확하고 파랑색은 남자색, 핑쿠색은 여자 색이라며 구분 지어 색종이 한 장이라도 분홍색이 주어지면 정말 싫음이 느껴지는 니은이.


지난 3월부터 좋아했던 시옷이가 아직도 좋다며 순정 만화 주인공 같은 눈 반짝임 내보이고 몸동작이나 목소리에서 박력이 넘치는 디귿이


'엄마, 우유 더 주세요!' cf 광고 모델이 걸어 나온 듯한 리을이


뽀얀 얼굴로 왕방울 눈에서 으앙~ 울음 터트리면 해바라기 씨앗 같은 눈물 똑똑 떨구는 미음이


“개구쟁이 친구들~” “윙윙윙 고추잠자리~~” 신나게 불러 여행의 즐거움을 돋우는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비읍이


작은 체구에 순해 보이지만, 깡도 있고, 자기 물건 호락호락 뺏기지 않는 시옷이


우유 꿀꺽꿀꺽 잘 마셔서 큰 키인지 친구들보다 머리만큼 더 큰 이응이


우윳빛 피부가 눈부시고 깍두기나 김치 반찬 유난히 잘 먹고 온 몸에 밥 풀로 도배할지언정 혼자서 뚝딱 밥 잘 먹은 지읒이


울 반 왼손 잡이면서 사물함이나 각종 미술재료에 써진 이름을 손가락으로 짚어 읽으며 반 친구들 이름을 알려 주는 치읓이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원래 작은 목소린 줄 알았던, 화장실 먼저 들어간 친구 빨리 안 나온다며 큰 소리 들은 후 본연의 모습 보일 수 있게 도움 줬던 키읔이


“이잉, 싫어 싫어.” 자기 갖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해 줄 때까지 잉잉거릴 땐 아가 같지만, 손이 꼼꼼하고 야무질 땐 꼬마 숙녀 같은 티읕이


말문 트이지 않아 무슨 말을 하는 동 모르겠다고 엄마께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듣도 보도 못한 말 빼고 다할 줄 아는 피읖이


조용하고 얌전한데, 파워레인저나 공차기하는 포지션을 보일 때면 손흥민을 떠올릴 만큼 민첩 날렵한 히읗이

순하고 착하다는 걸 서로 알고 여자 남자 친구들 통틀어 인기 최고인 쌍기역이


고요하고 햇살 가득함을 즐기며 룰루랄라 춤추고 노래 부르는 날이 많았다. 어느 날엔 흔들흔들 배가 뒤집힐 만큼 세찬 폭풍우도 헤쳐가며 항해 중일 땐 한 치 앞이 안 보여 쪼꼬미들 몰래 눈물 훔칠 때도 많았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선 발 동동 구르며 어디로 향할지 몰라 헤맬 때도 많았다.

방향을 잡고 나아갈 길 정해진 뒤에도 갑작스럽고 변화무쌍한 어려움 많고 많아 좌우 앞뒤 마구 흔들렸다.

늘 다른 모습 보여주는 쪼꼬미들이 함께 했었기에 재밌고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었다.


무지갯빛보다 더 많은 색 보여주는 울 쪼꼬미들, 1년 항해가 마칠 때면 서로 내리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단다. 남은 항해 파란 하늘 넓은 바다 품에 안고 나아가자.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자꾸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위로받아 흘린 눈물 다시 일어날 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