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수당 안 주셔도 돼요

by 헬로해피 최유영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유독 아들을 기다리는 한 사람이 있었다. 고등 3년 내내 알바를 했던 R 패스트푸드점의 부사장이었다.


“OO아! 넌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니?”


뭐가 그리도 급했던 지 부사장은 아들에게 귀국한 다음날부터 연락을 해서 출근을 재촉했다. 일할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아들은 자가격리 2주와 남은 학교 시험을 보기 위해 1달 정도를 집콕 생활해야 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다음날로 다시 R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1년 6개월 만이었다.


“요즘처럼 학생들 알바 구하기가 힘든 시기에 일할 사람이 왜 그렇게 없는 건데?”

“부 사장님 입장에선 경력자가 필요한 거죠. 같은 시급을 주고 초보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요.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매장을 대폭 줄였어요. 그래서 한 두 사람이 매장을 모두 커버해야 하니 초보자를 가르칠 여유가 없어요.”


어린 아르바이트생 노동 분투기를 들어보면 성인 노동자들 못지않게 아주 처절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지금은 노동법 강화로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 만해도 중고생들에겐 최저시급보다 더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 한 지인의 아들은 장사가 아주 잘되는 한정식 식당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에게 빵 한 개를 던져주고 하루웬종일 어린 노동력을 부려먹었다고 했다. 그 친구는 그 뒤로 알바를 하기 싫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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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때가 많이 묻어 사회에 적의감이 많았던 나는 아들이 어린 나이부터 알바를 한다고 했을 때 이런 나쁜 어른들에게 당하기라도 할 가봐서 노심초사했었다. 그래서 아들의 알바 조건이나 임금에 대해 종종 묻고 했는데 현실적인 문제 이외는 모두 원만한 관계 속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아들의 오너들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잘 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제주도 여행까지 데려갈 정도로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했다.


다행히 아들은 첫 알바에서 좋은 어른들과 선배를 만나서 아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들은 경제활동은 재미있는 것, 돈을 번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행위라는 긍정의 마인드가 형성된 것 같다. 덕분에 일과 사회에 대한 두려움도 적은 것 같았다. 이렇듯 처음 맞는 사회의 첫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된다.


지금 아들은 군입대를 위해 휴학 중이며 이 공백 기간에 일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들이 원하는 시간만큼의 일을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노동현장에서의 그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서이다. 곧 주휴수당의 문제이다. 노동법에 의하면 한 주에 15시간이 초과하면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 R 매장은 대부분 시간을 쪼개어서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는데 이들에게 모두 주휴수당을 주기에는 적잖이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사장 입장에선 아들만 형평성에 어긋나게 예외로 둘 수 없다는 것이 아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시급을 조금씩 올려서 주거나 현금으로 줄 땐 팁처럼 조금씩 더 얹어주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이니 주로 알바로 생활비를 벌어 쓰는 청년 노동자들은 한 사업장에서 많은 시간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아들만 해도 부사장이 운영하는 R 체인점 2곳을 돌아가며 일을 하고 있다. 그래도 아들은 배가 고프다. 가뜩이나 시간이 펑펑 남아도는 데 일주일에 15시간만 일을 해서는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매일 3시간씩만 쪼개서 일 하는 것도 능률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주당 15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 다른 업장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교통비 등 굳이 들이지 않아도 될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아들은 고심 끝에 며칠 전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야간근무 시 시급을 1.5배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데로 아들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들은 남는 시간에 알바를 하나 더 할 생각이라고 한다. 주휴수당이 없어도 좋으니 한 업장에서 오랜 시간 일 하고 좀 더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퇴근하면 맥주나 한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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