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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Nov 09. 2021

무심한 위로.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먹었다, 이수연에세이 리뷰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이수연 지음

SOULHOUSE 출판

부제 : 무심한 위로.


이수연 작가의 3번째 에세이. SOULHOUSE에서 펴냈다. 내가 이 책에서 발견한 공감의 키워드는 ‘무심한 위로’이다.


이수연 작가를 주목한 독자라면 이번 에세이가 이수연 작가의 성장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여기서 성장의 의미는 물리적 성장 뿐이 아니라, 작가의 정신과 내면의 성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수연 작가가 현대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 ‘진솔함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녀의 첫 에세이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는 그녀 자신의 병상 일기다. 그녀가 겪고 있는 아슬아슬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런 솔직함에 현대인들은 공감했다. 이 첫 에세이에서 그녀의 감정 표현법은 담백하고 간결했다. ‘담백과 간결’은 독자에게 우울이라는 정서적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픔으로 퍼져있는 감정을 정리 할 수 있게 이끈다. ‘담백함, 간결함은 우울을 아픔이 아닌 침착함, 차분함의 정서로 변환시키는 장치라고나 할까.


이번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에서는 ‘무심한 위로’가 그 감정변환의 장치적 역할을 했다. 그녀의 ‘무심한 위로’는 우울이 슬픔과 아픔이 아니고 나와 함께 살아갈 친구같은 존재로 여겨지게 한다. 지나친 걱정과 위로는 진부하다. 우울을 글로 표현할 때 푹 가라앉은 심연의 표현이 원초적 단계,  1차원적 감정이라면 심연의 무거움을 뺀 가벼움, 무심함의 표현은 2차원, 3차원, 고차원의 단계로 나아가는 마음이다. 그녀의 오빠는 그녀에게 ‘무심한 위로’라고 한다. 그녀가 열아홉에,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었을 때, 그녀의 오빠는 그녀에게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백혈병은 그래도 이쁘게 죽는대.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오잖아. 너 죽고 싶어 했는데 잘됐다, 야.”


오빠는 ‘딱히 위로를 하려던 것은 아닌데’ 그녀에게는 오빠의 무심함이 더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슬픔을 슬픔의 무거움으로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무심한 말로 무심한 위로를 하는 것. 이수연작가는 이번 에세이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에서는 이런 '무심한 위로'를 독자들에게 건네고 있다. 이 얼마나 세련된 위로이며 가벼운 우울의 감정인가. 사람들에게 세련된 위로를 건네고 싶다면, 무심한 위로라는 세련된 위로의 방법이 궁금하거든, 심각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바라보는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죽음과 삶을 이야기하는 이수연 작가의 신간 에세이 ‘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를 속히 만나보기를.



ps. 이수연 작가는 11월 13일(토)에 한양문고 일산 주엽점에서 신간 ‘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출간 신고식을 하기 위한 첫번째 북콘서트가 열린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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