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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Dec 21. 2020

고양누리길 9코스 : 고봉누리길 걷기

2020. 3.3 업로드 기사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우린 희망 가득 새 봄과 새 학년을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코로나19 사태로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애써주시는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진정이 되고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 오길 바라봅니다.


고양시에는 총 14개의 고양누리길이 있습니다.  저는 9코스에 해당하는 고봉누리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고봉누리길의 시작점에는 안곡습지공원이 있는데요. 생태미로와 묵논습지, 북카페, 삐약이 체험 숲 등 어린이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이 준비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고봉누리길 아래쪽 안곡습지공원에는 아기와 함께 산책하시는 부모님들이 한가로운 주말 한때를 보내고 계셨어요. 


왜 어른들은 아이들만 봐도 흐믓한 미소가 절로 지어질까요?^^




오늘의 등반 코스


안곡초 - 안곡습지공원 - 고봉산 갈림길 - 영천사 - 장사바위 - 진밭 - 수연약수터 - 만경사 - 고봉산 갈림길 - 안곡습지공원 - 안곡초





우리는 안곡습지공원을 시작으로 영천사, 진밭, 수연약수터, 만경사를 들러 다시 안곡습지공원으로 내려왔는데요. 

2시간 40분정도가 소요됩니다..

산행은 계단과 적당히 가파른 곳도 있으나 비교적 쉬운 코스라서 가볍게 산책하기 딱 좋은 코스였습니다.





고봉산을 오르는 길 곳곳에는 체육시설이 있는데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근력도 키울 수 있고 숲 속의 고요한 바람과 대화를 하며 마음의 평화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노인 한 분이 벤치에 앉아있는 클래식을 듣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래식과 노인 그리고 산, 벤치, 우리 고봉산의 모습입니다.





고봉산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습니다.  산 길목 마다 표지판에 고봉산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해주어 산을 등반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었어요. 설화를 읽으며 걷는 길은 숨이 차게 걸을 필요가 없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철학을 읽는 노인처럼 걸으면 됩니다.



고봉산과 한씨미녀 설화에 대하여…


삼국 고구려 시대부터 전해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에는‘고구려의 안장왕과 백제의 한씨미녀 사랑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주요 줄거리는 백제땅에 살던 한주라는 미녀가 고구려에서 온 왕자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으며 백제관리의 술자리를 거절하여 위기에 빠진 한주를 고구려 왕이 된 왕자가 구출하여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다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한주 미녀가 고구려왕을 맞이하기 위해 봉화를 올려 고봉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영천사에 다다르기전 작은 평화의 쉼터가 있어요.  이곳은 6.25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지역으로 2009 ~ 현재까지 전사자 유해발굴을 실시하여 호국용사 유해와 유품 1,190여점(2014년 기준)을 발굴한 입니다. 전사자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시키며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드리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함이며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고자 세운 기념비적인 장소라고 합니다.

고봉산이 이런 깊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인 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뒤안길을 소중히 여기며 뜻을 기리기 위한 시정의 노력에 공감되어 평화의 쉼터에 잠시 앉아 숨을 고르는 동안 숙연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어느새 고봉사의 안채 같은 곳 영천사에 도착했습니다.  십 수년 전에 한번 와본 곳인데 이렇게 예쁜 곳인지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그때는 아기들을 데리고 있어서 제게는 이런 소박하고 예쁜 모습들이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비로소 보이는 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산 아래의 우리 삶의 모습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천사는 아주 소박하고 아담한 절이었습니다.  고봉산의 겸허한 정취에 걸맞게 소담스럽게 들어 앉아 있는 모습이 제 마음속으로 들어와 앉았습니다. 이곳에는 바깥 세상의 소란과 침울과 혼돈은 없고 고요함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영천사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떠나와 장사바위와 진밭을 지나 가파른 산행을 한참 하자 수연약수터가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약수물이 흐르고 있더군요. 눈도 오지 않은 겨울 가뭄을 수연약수터가 해소해주고 있었어요.





예부터 우물가에는 사람이 모여드는 법이죠. 산악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자전거 타기 연습을 하고 있었고 옆 벤치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목을 축이며 쉬고 있었습니다. 딱 오늘의 이곳 만큼만, 세상이 여유롭고 평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만경사의 전경입니다.  쓰러질 듯 건재한 만경사는 오래된 느티나무와 마루에 누운 누렁이 한 마리가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성불을 드리는 불경소리가 마당 가득히 울리고 차가운 겨울끝자락의 햇살은 맑고 투명했습니다.






산 아래 흉흉한 소식들이 만경사의 성불과 시원한 약수로 씻어지길 바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 왔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기도와 성불하는 마음으로 이 위기가 지나가길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함께 힘내셔서 이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되도록 야외활동을 자제하되,

외출하실 경우 꼭 마스크를 착용해주시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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