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헬로해피 Dec 21. 2020

고양대덕 생태공원

2020. 5. 8. 업로드 기사

고양시는 자연보다 도심의 일상에 익숙한 지역입니다. 

넒은 평지에 형성된 마을로 산이 많지 않아 녹색공간을 가까이하기에 다소 한계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지역적 특색을 보완해주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항습지도 있지만 최근 새롭게 조성된 한강하구 고양대덕생태공원인데요.





행주산성 부근에 위치한 강물과 서해 바닷물이 만나는 한강하구지역으로 

하루 두 번 강물이 거꾸로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썰물이 들고 난 주변에는 염생식물인 버드나무가 무리 지어 자라고, 

펄에는 말똥게와 붉은발말똥게가 각기 다른 구멍을 내며 살아갑니다. 

물골에 물이 들면 한강에 사는 물고기가 먹이를 따라 들어오거나 알을 낳으러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대덕생태공원은 아름다운 습지이자 염생생물과 민물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적 특성을 가진 우리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 

하늘에서는 갈매기가 끼륵 끼륵 날아다니고 강물에서는 

커다란 잉어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최근 고양시는 소중한 자연유산을 보존하여 시민의 휴식처로 돌려주기 위한

‘한강하구 생태·역사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요.

사업은 대덕생태공원 ~ 행주산성역사공원 ~ 장한습지 등 18.2km 구간에 걸쳐 진행되며 

체육시설과 생태공원, 물놀이장, 자전거 도로 등을 2020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자연보존은 물론 한강의 시대별 역사를 재인식하게 하고 

사회문화적 측면과 시민의 건강·휴식을 책임지는 다각적 활용의 목적을 둔 사업입니다. 





고양대덕생태공원은 서울 여의도와 잠실방향으로 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자전거 이용객들의 명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또 걸으며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산책로는 서울방향 남단으로 연결되는 A코스와 행주산성 방향으로 연결된 B코스가 있는데요.

A코스는 90분정도, B코스는 50분정도 소요됩니다.





저는 찬란한 봄햇살과 바람을 만끽하며 B코스 산책로를 따라 걸었는데요. 

바다와 강기슭이 만나 이루어진 독특한 한강하구의 매력에 그만 풍덩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곳이 고양시에 존재 하고 있었다니 왜 그동안 모르고 있었을까요?






갯물숲(장항습지를 일컬음. 동남아에 맹그로브숲이 있다면 우리 고양시엔 갯물숲이 있죠.^^)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버드나무 꽃가루가 눈처럼 휘날리고 갈대와 억새가 운치를 더해 감성을 부추겼습니다. 

습지에서 자라나는 파릇파릇한 이름 모를 풀숲은 신선한 풀내음을 품어내며 바람에 산들 산들 흔들렸습니다. 

세계적인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 일상의 자유를 잃었던 억압의 매듭이 풀려나가는 듯 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행주산성 방향으로 조금 걷자 잉어다리가 나오네요. 

잉어다리는 버드나무꽃이 피고, 햇볕이 따스해지는 봄이 오면 잉어다리 주변은 물고기들의 짝짓기로 요동을 친다고 합니다. 

현재 잉어다리에서는 물이 없어 잉어를 볼 수 없었지만 방화대교 밑에서는 잉어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몰려다는 모습을 실제로 목도할 수 있었답니다. 


고양대덕생태공원 물골은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이 있는 조석물골(tidal channel)로

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는 때)에는 돌다리가 잠겨 

한강의 물고기들이(뱀장어, 황복 참개) 물길을 따라 올라온다고 합니다. 





물골은 한강물고기들이 알을 낳는 곳이고, 어린 물고기들이 자라나는 양육장인 것입니다. 

역시 아쉽게도 가뭄으로 물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돌다리를 걷는 기분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답니다.





돌다리를 건너 꽤 넓은 산책로가 나 있었지만 강기슭으로 내려가 봅니다. 

평범한 민물 강기슭과는 달리 바다가 해변에서 밀물과 썰물이 드나든 듯한 물길을 볼 수 있네요. 






시원한 바다를 가슴에 품고 다시 육지로 올라오니 갈대군락지가 보입니다. 

바다와 육지가 공존하는 이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꼭 느껴보세요.





야생화와 들풀들이 바람을 타고 놉니다. 

강둑에는 버드나무 가지들이 늘어져 내려와 꽃가루를 날립니다. 

산림에서는 볼 수 없는 습지의 신비로운 모습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치형 구름다리를 지나 방화대교 아래에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리 밑으로 모여드는 시원한 바람이 그들의 땀을 닦아줍니다. 



방화대교 건너편에 행주산성이 보입니다. 

방화대교 밑을 지나 행주산성 방향으로 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있어요. 

이 길이 일산대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하네요.



B코스는 방화대교를 기점으로 돌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에요. 

그렇게 느긋하게 산책하며 걸으면 50분 정도 소요되는데요. 

저희는 풀 한 포기의 감성도 놓치고 싶지 않아 시간이 더 걸린 듯해요. 


물론 감성이란 극히 주관적이어서 개인적 취향일 수 있겠지만 

오늘의 휴일 아침 산책은 너무도 신비롭고 낯선 느낌이 있어 참 좋았답니다.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휴식처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앞으로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보완된다면 고양시민의 소중한 휴식처이자 명소로 더욱 각광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아침에 걸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고양누리길 9코스 : 고봉누리길 걷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