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다행인지요. 행복이 이토록 쉬워서, 이 정도로 쉽게 행복해지는 인간이 바로 저라서.”
여행을 숙명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여행자에게 위기가 오고 말았습니다. 바로 코로나 19가 여행자의 발을 묶어버린것이지요. 그러나 김민철이라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녀는 세계위에 놓인 황당한 상황에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여행의 기억과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 또다른 감성의 여행을 만들어내고 말았죠. 집순이인 그녀가 20여명과 함께 기억여행을 떠났습니다.
이 책은 제가 읽은 김민철 작가의 세번째 책입니다.
‘모든 요일의 기록’과 ‘모든 요일의 여행’을 2016년에 읽었었죠. 너무도 감성적이고 따뜻한 글들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군요.
알다시피 김민철 작가는 많은 여행을 했고 이미 여행에 대한 기록을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책에 담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도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구나 싶었더랬죠.
하여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는 코로나로 김민철 작가뿐 아니라 세계의 여행자의 발을 묶어버린 아쉬움을 다른 방식의 여행으로 위로합니다. 기억을 소환하여 기억 여행을 떠나는 것이지요.
작가는 그동안의 여행에 영향을 미쳤던 친구와 인물에게 편지를 씁니다. 편지글에는 여행지를 여행하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들이 따뜻하게 미소짓게 담겨있어요. 얼른 가방을 꾸려 작가가 소개한 그 여행지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소개한 것들은 화려한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만드는 것이 여행이라고 소개하죠.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힘이 여행에 있다고 말을 합니다. 딱 우리가 희망하는 여행의 요소 아닐까요? 우연을 통해 삶의 희망과 우리가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는 것.
작가가 첫 편지에서 말했듯 여행자는 쉽게 행복에 이르는 자인가봅니다. 그도 당연하겠다 싶어요.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이란 말은 ‘여행’의 줄임말이라고 하죠. 여행의 목적은 행복할 각오로 떠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가다가 비를 만나도 호텔 문이 잠기고 호텔예약이 안되는 황당함도 자랑거리가 되어 행복에 이르게 되니까요.
이 책에는 그런 여행길에서 만난 쉬운 행복들이 가득하답니다.
여행을 계획하거나 꿈꾸고 있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런다면 다가올 여행이 더욱 설렐것 같아요. 저처럼요.
그리고 싱그러운 봅을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역시 봄은 새싹처럼 싱그러운 에세이 한권은 기본이죠! 이 책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