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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Oct 27. 2023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1


“위스키든 소주든 천천히 오래 오래 가만히” 마시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을.(96)


지난 봄,  정지아 작가가 우리 동네 서점에서 <아버지의 해방일지> 북 콘서트를 개최하여 다녀온적이 있다. 정지아 작가의 쿨하고 솔직한 입담이 ‘딱 내스타일이다.’라고 생각하며 그 유명한 ‘빨지산의 딸’(나는 아직 못읽어 본 거짓 좌파다)을 하루 빨리 읽어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도 그 의지를 현실화 시키지 못하고 있던 바, 고양신문 정미경 기자의 취재 기사를 보고 정지아 작가 얼마 전 우리동네 서점에 또 한번 방문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그녀의 최초 에세이를 들고. 그것도 마이디어북스에서 출판한. 그뿐이면 내가 이렇게 정지아 작가 북콘서트 일화를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그뿐인가? 거기다가 이호빈 편집자와 함께 왔다는 것이다.


내가 마이디어북스 출판사의 이름을 마음에 저장해 둔 동기는 이호빈 편집자때문이다. 나는 올해 초 어찌저찌한 이유로 마이디어북스에 부족하기 그지 없는 내 글을 투고하게 되었는데 이호빈 편집자가 모두 읽고 피드백 메일을 보내 주었던 것이다. 물론 내 원고는 ‘빠구’를 맞았지만 나는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물론 내 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감격스러웠다.


사실 이호빈 편집자가 내 글을 읽게 된것은 다름 아닌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수연 작가의 빽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그 즈음 이수연작가가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신간을 마이디어북스에서 출간한 인연으로.


이수연 작가는 나의 글스승 김경윤선생의 수업에서 만난 글쓰기 동지이다. 그 인연으로 이 어려운 청탁을 마이디어북스에 했던 모양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나는 이수연작가에게 너무도 고마워서 몸들바 몰랐고(남에게 신세를 지고 부탁을 할지 모르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던 경험이 있는 것이다. 얼마되지않아 정말로 이호빈 편집자는 내 글을 모두 읽고 내글에 대한 정중한 거절의 의사와 함께 내 글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말할수 있겠다. 거절도 거절나름인것이다. 거절이 두려워 사람을 멀리 하게 된 사람에겐 더더욱. 그래서 내겐 이호빈 편집자의 메일이 특별했다. 출판사 편집자라면 읽어야 할 글들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었겠는가. 사람들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면 쪽글 조차도 읽기 힘든 현실이지 않은가. 사실 부끄럽지만 실토하겠다. 내 원고를 읽어 준 사람은 이호빈 편집자와 책모임 멤버인 이종성 의사선생이 유일하다. 브런치북을 발간 했을때도 내 글을 완독 해준 독자는 딱 한사람밖에 없었다.(아마도 심사위원? 이렇게 어디에서도 인기 없는 내가 내글이 세상에 나와도 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암튼, 당연히 거절할 핑계거리가 다분한 풋내기의 글이 아닌가. 내글을 읽어줬던 자체가… 그리고 진정어린 내용의 피드백이 나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었다. 내 주제에 참으로 호사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글로 나를 사로 잡은 정지아 작가의 에세이에 그것도 마이디어북스 이호빈 편집자가 함께 한 책이라고 하니 그의미가 산처럼 커져버릴 수 밖에… 그것도 이호빈 편집자는 정지아 작가의 둘도 없는 제자라는 것이다. 혹시 에세이에 나온 제자 중 한 사람? 에세이를 다 읽고 나니 더 궁금하다는 사실. 그래, 에세이를 다 읽고 나니 이호빈 편집자의 사람됨이나 인품이 정지아 작가의 제자 다운 면모라고 더욱 생각되는, 어쩌면 이사람도 술을 천천히 오래오래 가만히 마시는 그런 연민이 많은 사람일거라는. 그래서 정지아 작가의 애정을 받는 제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정지아 작가 첫 에세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꺼이꺼이 키득키득 실성한 사람처럼 웃으며 단숨에 읽었다는 사실. 그만큼 이 에세이는 재미졌다는 사실. 리뷰를 쓰려 시작한 글이 마이디어북스 출판사 편집자 이야기만 한것 같아 진짜 리뷰는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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