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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Dec 05. 2020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사회 - 김종철 생태사상론집


책제목 :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지은이 : 김종철

출판사 : 녹색평론사

발  매 : 2019. 6. 20    


“지금 세계의 앞날을 위태롭게 하는 근본 문제는 후진국의 빈곤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선진국의 번영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 선진국의 번영이라는 게 몇백 년에 걸친 약탈의 산물이라는 것을 똑똑히 인식해야 합니다.(...) 《성장의 한계》(197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들이 집필하여 로마클럽에서 출간)라는 책이 아니라도 지금 성장이 명확히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장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더 이상 계속될 수 없습니다. 첫째는 생물·물리학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자원고갈 문제, 환경오염문제 등으로 벽에 부딪친 것입니다. 또 하나 성장이 중단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경제성장에 따르는 윤리·사회적인 문제가 더 이상은 허용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명백한 윤리적 임계점에 다다른 거죠.“ <194p>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는 얼마 전 타계하신 김종철 녹색평론가가 생애에 걸쳐 열중해 왔던 에콜로지 사상의 총론인 생태사상론집이다. 2020년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세계가 마비되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의 원인이 환경파괴에서 시작된 것임을 온 세상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환경단체, 파리기후협약 등의 기구와 많은 지식인들은 지구의 환경오염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주장해 왔다. 이 책이 발매된 2019년에도 스웨덴 기후소녀 그래타툰베리가 어른들을 향해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많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김종철은 한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1947년생으로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1970~80년대에는 문학평론 활동을 했고 1991년부터 <녹색평론>을 창간하게 되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한국 최초의 녹색당을 창립하고 생애 마지막까지 에콜로지 사상을 전파하였다.     

안타깝게도 김종철은 올해 6월, 갑작스럽게 타계 하였다.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 빠져 있는 중에 말이다. 그는 어떤 심정으로 놀라운 이 현상을 바라보았을까. 아마도 이미 예견된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고 겸허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2019년 이미 출간된 생태사상론집,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는 현시대 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통찰이 가득하다. 그의 책을 보고 알게 된다. 미래는 예측 불허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에 대한 통찰을 통해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인간의 생태적 삶을 탈취한 자본주의의 성장주의를 인간사회 파괴범이라 비판했으며 자본의 욕망에서 탄생된 금융구조를 비판했고 전쟁과 핵이라는 괴물이 탄생된 인간의 역사적 만행을 낱낱이 밝혔다. 이 책은 현시대를 통찰하는 사회집약서이다. 경제와 정치가 자본의 욕망과 어떻게 결탁해 왔는지, 자본의 성장주의가 그들의 욕망을 어떻게 채워가면서 지구파괴자들이 되어 왔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30년 전부터 주장해 온 그의 통찰이 현재의 현상과 너무도 근접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12년 강연에서 성장주의의 종말을 선언하며 기본소득(배당경제학)을 주장했고 화석자원과 인간윤리의 한계점에 다다른 현상을 들며 성장을 멈춰야 할 때임을 경고했다. 그리고 화폐시스템의 오류의 근거를 들며 은행의 공유화를 실현한다면 기본소득은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제안하며 과잉공급에 따른 환경파괴를 당장 멈추고 생명사상과 소국주의의 이상을 실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인문학 서를 읽으며 세상의 보는 시야가 조금 넓어졌다면 김종철의 사상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의 확신을 심어 주었다. “성장을 멈추고 숙의 민주주의 실현으로, 소농 공동체의 생태적 삶을 일으켜 생명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바로 오늘날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의 일생을 살며 주장해 온 이 사상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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