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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Feb 21. 2018

군좀알이 바라보는 TV 속 군인과 군대:태양의 후예

태양의 후예

재작년 이맘때쯤, 우리나라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에 휩싸였고 주연은 맡았던 송중기, 송혜교 커플은 실제로 결혼에 성공하며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 당시 막 대위였던 필자에게 드라마와 관련된 많은 질문들을 받았고, 직업군인들에 관한 관심과 소개팅 요청으로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기도 했다. 동기 중엔 3년 만에 연락 온 후배한테 뜬금없는 고백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하긴, 실제 군인이 봐도 TV 속 송중기는 멋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와 실제는 다른 법. 일반 사람들이 보면 눈치 못 챘을 수도 있지만 현역들이 봤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종종 있었다. 


1. 유시진을 데리러 온 헬기

현역들이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한 장면.

아니 대위를 데리러 오는데 헬기를 띄운다고? 

혹시 특전사라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실제 군대에서 헬기를 타고 다니는 계급은 최소 준장이다. 그것도 사단장급 이상의 지휘관 직책을 맡고 있는 장군들에게나 업무상 편의를 위해 헬기를 탈 수 있다. 대위는커녕 대령도 꿈도 못 꿀 상황.

사단장이라고 해도 저런 식으로 부대가 아닌 지역에서 사복을 입고 헬기를 타는 상황은 전쟁이 터지지 않는 이이상 없을 것이다.


2. 민간인과의 싸움

아~주 큰일 날 일이다. 

정의구현이든 뭐든 간에 민간인과 시비에 휘둘리면 매우 골치 아파진다.

물론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관이 없지만 민간인을 한대라도 쳐서 쌍방폭행으로 갈 경우 군생활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나쁜 놈도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유시진의 군번

05-10655라는 군번은 육사 출신이 아니다. 군번은 10001부터 시작해서 육사, 3사, 학군, 학사 출신 순으로 군번을 부여하며, 출신의 졸업순위대로 부여한다. 한 해 육사 출신이 300명이 안 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3사 출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진급 관련해서 드라마 내 설정 연도가 몇 년도인지는 모르지만 방영 연도가 2016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계산해보면 드라마에서 소령(진)이 아닐 경우 진급이 2번 누락된 것이다. 

게다가 드라마에서 명령 불복종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는데 이 경우 해당 연도는 물론 몇 년 동안 진급심사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사실상 소령 진급이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이건 아버지가 4 스타를 넘어 대통령이라도 커버가 불가능한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처럼 쿨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일게 아니라 전역하고 뭘 먹고살아야 하나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4. 윤명주의 계급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며 여군에 대한 로망을 일으킨 윤명주.

근데 왜 그녀는 중위일까?

일단 육사 출신이 의대로 위탁교육 가서 군의관으로 가는 경우는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극 중 나이가 32세라면 절대 절대 중위계급이 될 수가 없다. 군대에서 임관 후 계급별 최소 복무 연도는 다음과 같다.


소위->중위 1년  / 중위 ->대위 2년 / 대위 -> 소령 7년


대위 진급을 못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위에서 대위 진급은 자동 진급으로 징계를 받지 않는 이상 늦게 입대했다고 하더라도 28살에는 대위 진급을 한다.(육사의 입학 나이 제한은 21살이다) 

징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자동 진급에 해당하는 계급이라 1년 후엔 진급을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징계기록이 있으면 대위 이후의 진급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5년 차 전역을 하거나 기본 복무기간인 10년만 채우고 전역을 해야 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드라마에선 문제 많은(?) 인물들만 등장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말했듯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이러한 디테일 설정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했지만 시청률 38%를 넘어서며 '말입니다'열풍을 일으키며 군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시켜 준 제작진한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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