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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Aug 23. 2018

요즘 군대의 문제점

군대상식

가끔 인터넷에 대학교 군기 문화에 대하여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보곤 한다. 

예전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던 군기문화는 SNS의 발달과 함께 점차 표면화 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물론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군기는 유용한 도구이긴 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위사람들이 편하고자 아래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조직관리의 편의성을 추구하고자 군기 문화를 가져와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옳은 일은 아니다. 누구나 자유를 추구할 권리는 있다. 

그래도 이제는 많이 표면화 되면서 사람들이 문제인식을 갖기 시작했고 사회에서의 군기 문화가 많이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에서의 이야기이다. 그 '군기'가 원산지인 군대로 들어가면 또 다른 이야기다.  미국 워싱턴 DC의 한국전쟁 참전기념 공원에 가면 이런말이 써져있다.


"Freedom is not free"


사람들이 군대에 가기 싫어 하는 이유가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도 있지만 계급사회이다 보니 계급이 깡패라 계급이 아래인 사람은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선임들이 구타 폭행 부조리 등등을 행해도 견뎌야 한다면 누구라도 끔찍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러한 잘못된 문화를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뭐 효과적인 것도 있고 보여주기 식에 그친 것도 있었다. 예전에는 1달 단위로 동기를 하다 보니 계급이 21개라는 말이 있어서 입대일 전 후 1달을 동기로 하는데도 있고 동기 생활관을 쓰는 등등 나열하자면 많겠지만 각설하고, 

아무튼 이러한 노력에 그래도 예전보다는 구타 가혹행위 부조리 등이 많이 줄었다.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거기에 따른 문제점도 곧 동반하기 시작했다. 


1. 임무수행 능력의 부족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유명한 장면이라고 하면 아마 하정우가 후임에게 전화받는 요령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아닐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군필자라면 하정우 정도면 좋은 선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는 더 살벌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저런 장면마저 볼 수 없다. 손바닥을 때리는 행위 자체가 구타로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임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쓴소리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폭언, 욕설, 인격모독은 삼가야 한다. 한마디로 바르고 고운 말로 혼내라는 소리다. 엄마가 아이한테 가르치듯 말이다. 물론 그렇게 잘 가르치는 사람도 있지만 후임이 잘 안 따라주면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결국은 구타로 이어지거나 아예 포기를 해버린다. 그렇다고 간부가 따라다니며 봐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 그래도 오기 싫은 군대에 와서 전역하면 쓸모없는 걸 누가 배우고 싶나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래도 군복을 입은 이상 거기에 맞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분대장이 열과 성을 갖고 있거나 후임이 자발적으로 잘 따라주지 않는 이상 주특기 능력을 갖추기 힘들다. 그렇기에 주특기에 대하여 적절한 동기 부여와 처벌이 동반하여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결국 간부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지 않으면, 전쟁 나서 다 죽게 생겼다.  


2. 동기간 따돌림

일과가 끝나면 생활관에서 자유를 누리는 퇴근(?) 개념을 갖으라고 많은 부대에서 동기생활관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거기에도 문제점이 따른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자. 

반에 들어가면 다 나와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있다. 거기선 위도 아래도 없는 평등한 관계가 형성되고 모두가 친하게 지냈는가? 아 우리 반은 단합이 잘 돼서 으쌰 으쌰 하는 마음으로 잘 지냈다고? 

자, 다시 생각해보자 정말 '모두'가 다 잘 지냈는가?


생활관에 선임이 없어 생활관이 지저분하거나 질서가 안 잡히는 문제는 둘째다. 우리는 학창 시절을 지내오며 같은 조건의 사람들이 모여도 모두가 동일선상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물론 군대이다 보니 학창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척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기적인 사람일 수도 있고, 개념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게으른 사람일 수도 있고, 더러운 사람일 수도 있다. 

군대에선 전우애라는 게 있어 그래도 동기니까 참고 같이 가는 경우가 많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예전에 해병대에서 문제가 됐던 기수열외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돌림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동기끼리 장난을 빙자해서 때리거나 괴롭히는 형태를 나타낼 수도 있고 말을 전혀 섞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경우엔 조치가 가능해도 그게 아닌 경우는 사실 조치하기 힘들다. 


만약 생활관 모두가 한 명을 싫어해서 말을 안 섞는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실을 인지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그 한 명을 다른 생활관으로 보내야 할까? 따지고 보면 피해자인데? 게다가 다른 생활관은 선임들이나 후임들 생활관인데? 그렇다면 다른 애들을 다른 생활관으로 보내야 하나? 걔네들은 딱히 피해 준 게 없는데? 걔네를 보낸다고 해도 결국 피해자는 선임이나 후임들이랑 지내야 하는데? 


뭐 상황에 따라 대처는 다르겠지만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3. 후임이 상전?

군대에 안 갔다 와도 '마음의 편지'라는 것은 들어봤을 것이다. 줄여서 '마편'이라고 부르는데 누구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적어서라도 내라고 한 마음의 편지가 예전에는 어차피 누가 썼는지 다 아니까 부조리가 있어도 안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마음의 편지를 접수하는 방식도 다양해져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던가. 어쩔 때는 후임들의 무기가 되어 버리는 현상도 발생한다. 일명 보복성 고발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서 좀만 규정에 위배된다 싶은 행위를 하면 바로 마편에 적는다. 혹은 쓴소리 했다고, 화냈다고, 언성 높였다고 등등 본인이 잘 못한 건 생각도 안 하고 기분 상한 거만 적어서 처벌해달라고 할 때도 있다. 물론 문제가 될 만한 것을 고발하는 건 올바른 일이지만 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보내버리는 도구로 악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렇게 한 번 찔리고 나면 선임들은 처벌까지 안 가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그다음부터는 후임이 잘 못 해도 괜히 찔릴 까 봐 그냥 넘어간다. 그러다 결국 위계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4. 활동성 저하 

예전에 군대에선 주말에 할 게 없어 티비를 보거나 축구, 농구 등등의 구기종목을 주로 했다. 축구를 잘 못해도 선임이 나오라면 나와야 돼서 울며 겨자먹기로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엔 PC방이며 사지방, 당구장, 오락실, 노래방 등등 놀이 시설이 들여오다 보니 주말에 대부분 이런 시설에서 보낸다. 이러한 여가활동도 좋지만 문제는 활동성이 저하가 된다. 어느덧 군대 가서 살 빠진다는 말은 훈련소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됐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방구석에서 컴퓨터만 하지 말고 나가 놀아'라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라 군인한테는 체력이 필수적인 요소인데 이를 소홀히 한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군대에 매일 체력단련 시간이 배정되어 있지만 일과가 바쁘게 돌아가다 보면 그 시간을 매일 보장받긴 힘들다. 아침에 구보를 뛰긴 하지만 그리 빡세게 뛰는 편은 아니라서 그것만으로 체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결국 별도의 체력단련이 필요한데 뜀걸음은 부담스럽더라도 구기종목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이마저도 안 하려고 한다. 주말에 공을 차려고 하면 중대에서 축구팀은 고사하고 풋살팀도 모으기 힘들다. 결국 나오는 사람은 별도의 체력단련이 필요 없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나온다. 군인에게 체력은 필수인데 이를 너무 간과한다. 그리고 이는 간부들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진급에 BMI 측정결과를 반영하겠는가.

 

마무리하며...

세상이 많이 바뀌면서 군대도 좋아졌다고들 한다.

분명 군대가 좋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군기도 같이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누구나 간섭을 받지 않으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봐선 안 된다

군대에서 구타 및 가혹행위, 언어폭력, 부조리 등 은 없어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군기 빠진 조직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군복을 입었다고 모두가 군인 다울 것이란 생각은 방자한 욕심이다. 군대가 좋아졌다고, 좋은 게 좋을 거라고 넘어가면 안 된다. 군대에선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군대는 좋아져 봤자 군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군대가 변하는 것은 시대에 흐름이라 어쩔 수 없다. 이를 이겨내는 것이 간부들의 역할이고 현대 군대가 직면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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