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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Nov 05. 2018

군대 종교활동

군대상식

종교의 자유 
신앙 및 그에 따른 일체의 표현의 자유, 따라서 자기가 믿지 않는 종교의식에 참가하지 않아도 좋은 자유가 법률에 의해서 보장된 것.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누구나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가질 수 있고 그 신앙심에 따라 활동을 할 수 있다. 군대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종교활동의 여건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군필자들도 알겠지만 군대에서 여건이 갖춰진 종교는 4가지이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이다. 듣기로는 신자가 가장 많은 4가지 종교라고 한다. 

아무튼 이 4가지 종교에 대하여 종교시설을 짓고 군인이자 종교인인 '군종장교'를 통해서 종교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신앙심이 있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그 시설에 가서 종교활동을 하지만 군대에서는 신앙심이 없어도 종교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에서 종교시설 근처에도 안 가본 사람들도 군대가면 종교활동을 하곤 하는데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간식'이다. 


어린시절 집 옆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다. 일요일이면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고 교회에 나갔었다. 가서 예배도 하고 찬송가도 부르고 했지만 어린 나이에 신앙심 같은 게 뭔지도 몰랐고 귀에도 안 들어왔다. 관심사는 그저 예배가 끝나고 주는 간식뿐이었다. 거리가 가까운 탓도 있었지만 간식 하나로 교회를 꽤 오래 다녔던 것 같다.(심지어 우리 집안은 불교다.)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이사를 갔는데 집 바로 옆에 교회가 없어서인지 간식에 흥미가 떨어져서인지 한동안 종교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몸짓이 커지고 처음 종교활동 했을 때가 기초군사훈련 입소해서 였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간식때문에 종교활동을 시작했다. 물론 안 가도 그만이지만 훈련소에서 간식은 견디기 힘든 유혹이다. 후보생 시절 훈련소를 갈 때마다 여러 종교를 돌아다녔는데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종교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기독교

사람이 가장 많은 종교이다. 논산훈련소에 있는 교회는 몇 천명을 수용 가능할 정도로 크다. 기본적으로 신자가 가장 많긴 하지만 그만큼 돈도 많아 간식도 풍부하다. 보통 햄버거 정도만 나와도 종교활동을 가곤 하는데 햄버거에다 이것저것 잘 챙겨줘서 많은 무교자들의 1순위가 되곤 한다. 무교자들은 잿밥에 관심이 많아 종교활동을 가서 자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일어나야 돼서 피곤하기도 하다.


2. 천주교

기독교 다음으로 사람이 많고 간식도 무난하다. 일반 성당에서는 세례명을 받기 힘들다고 하는데 군대에서는 쉽게 세례명을 주곤 한다. 마찬가지로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일어나야 해서 잠을 자기 힘들기도 하다. 진짜 신자들은 나가서 떡 같은 것을 먹고 들어오기도 하던데 그게 무슨 맛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3. 불교

간식은 위에 종교들보다 좀 떨어지지만 많은 무교들이 자기 좋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찬송가처럼 다 같이 부르지도 않고 조용하며 향도 은은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꾸벅이게 되곤 한다. 불교에서도 천주교와 마찬가지로 받기 어려운 법명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논산훈련소에 있는 법당은 음악을 틀어주고 댄스공연을 하기도 해서 '논산 나이트', '불교 나이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4. 원불교

간식으로 따지면 불교와 천주교를 왔다 갔다 하는데 여기도 불교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따로 터치가 없어 자기 좋은 곳으로 생각한다. 훈련소에 있을 때 원불교에서 티비 프로그램을 틀어준다고 해서 간 적이 있었는데 훈련소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봤던 프로그램이라 아쉬웠던 적이 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나는 7ㅏ수다'를 틀어줬다.) 

4개 종교 중에 가장 신자가 적은 종교이다 보니 자대에 가면 종교시설이 없는 경우가 많고 군종장교도 따로 없다. 



무교자들이 시작은 간식 때문이었지만 훈련소에서 시작한 종교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 계기로라도 겪어보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간식으로 가는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훈련소에서의 종교활동은 참여율이 매우 높지만 자대에 가면 뚝 떨어진다. 간식으로 움직이기에는 이미 PX에 먹을 것이 풍부하고 꿀 같은 휴식인 주말에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싶지 않아서이다. 

간부들 같은 경우에는 참여율이 더 낮다. 다니던 종교시설이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 계속 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곳이 위수지역 내에 있을 확률이 매우 낮고 군대에서는 군내에 있는 종교시설을 권한다. 또한 간부들 역시 주말이라는 꿀 같은 휴식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평정권자의 종교에 따라 종교나 활동 빈도가 바뀌기도 하며 반대로 만나기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으면 원래 가던 종교를 안 나가기도 한다.  


훈련소와는 달리 자대에서의 종교활동은 부대 내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인근에 종교시설을 지정해 두고 부대 차량으로 이동을 한다. 종교활동을 주관하는 종교인이 군종장교인 경우도 있지만 사단에 한 명씩 있기 때문에 일반 종교인들이 하기도 한다. 그리고 행군 같은 훈련을 하면 간식을 들고 와서 기도를 해주기도 한다. 종교활동을 활발하게 참여하는 인원에게 군종병이라는 타이틀을 주는데 정식 보직이 군종병인 경우도 있지만 소수이고 보통 정식 보직이 아닌 부대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평정권자 : 인사평가의 권한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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