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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Apr 13. 2019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군대에선 가끔 외부인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하곤 한다. 

보통 안보교육 위주로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은 OAC 시절에 탈북자를 초청해서 받은 북한의 실상에 관한 교육이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북한은 가난한 나라라 주민들은 굶주리고 힘들지만 수뇌부는 고도비만이고 심지어는 핵까지 개발하는 몹쓸 곳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예전의 우리나라도 그랬듯이 나라가 가난할지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거기 사람들은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요즘 같이 인터넷이 보급화된 시대에는 비교군이 많아 상대적 가난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곳은 아직 인터넷이 보급이 잘 안돼 비교군이 없어 그들이 낙후된 곳에 살고 있다는 인식도 못 하고 있다.   

당시 강연을 해준 분은 북한에 있을 때 고사총(항공기를 타깃으로 쏘는 총) 사수를 하다가 전역한 여성분이었다.(북한은 여성도 의무복무이다) 고군반 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하다 보니 질문이 많았는데 우리들의 궁금증을 최대한 해결해주려고 노력해줬다. 덕분에 북한과 주민들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Q. 왜 탈북을 했는가?

A. 보통 탈북을 하면 탈북자의 가족들이 정치수용소에 잡혀가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지 지금은 탈북자가 너무 많아 그들을 다 정치수용소로 보내면 노동인구가 안 나와서 일부만 잡아간다. 

탈북한 이유는 당시 가족이라곤 남편밖에 없었는데 남편이 나라에서 하는 노역에 동원되었다가 죽게 되었다. 하지만 국가에서 보상은커녕 장례 조차 못 치르게 하자 더 이상 그곳에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브로커를 알게 돼 탈북하게 되었다.   



Q. 탈북은 어떻게 했는가?

A. 탈북자의 탈북 루트는 GOP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강을 건너 중국으로 간다. 강을 건너기 전 미리 브로커를 섭외해 놓고 강을 건너면 브로커가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간다. 그리고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동을 하는데 태국이 유일하게 북한 주민을 난민으로 받아주기 때문이다. 태국까지 이동은 밤에 한다. 낮에는 브로커가 정해놓은 집에 자물쇠를 잠그고 들어가 있다가 밤이 되면 이동을 한다. 태국으로 넘어간 후 한국대사관에 연락을 하면 한국 국정원에서 조사가 나오는데 신원조회를 한 후 남한으로 데려간다.



Q. 북한에 있을 때 군생활은 어땠는가?

A. 북한 군인들은 하루에 2끼를 먹는다. 그러다 보면 야간 근무 중에 배가 고파 민가에 먹을 것을 구하러 가며 때론 약탈도 한다. 북한은 군인과 주민과의 친밀도는 높은 편인데, 여자든 남자든 군에 동원되다 보니 동병상련의 감정이 많아서 웬만하면 먹을 것을 나눠준다. 

훈련 같은 경우 포탄사격을 2년에 1번 하며 소총 사격은 1년에 2번 3발씩 쏜다. 그러다 보니 화기에 대한 훈련이 많이 미흡하다.  

북한군은 1주일에 한 번씩 자기반성 시간을 갖는데 이때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며 타인의 잘못도 고발한다. 이는 계급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지목당할 수 있으며 이는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북한은 중대마다 특유의 공연을 하는데 주로 연주나 연극을 한다. 벨트나 수통으로 악기를 만들어서 연주를 한 적이 있다.(공연 영상을 보여줬는데 상당히 많은 연습을 한 것 같았다) 

이것보다 훨씬 열악한 장비들로 공연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Q. GOP에서 근무할 때 북한 초소를 한 번씩 보면 복장을 해체하고 자고 있던데 왜 그런가?

북한은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군인들이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밭일을 한다. 일과가 너무 고단한 나머지 죽일 테면 죽여라 하는 심정으로 초소 근무 중에 복장을 해체하고 잤을 것이다. 



Q. 북한 고위층들은 어떻게 잘 사는 것인가?

북한의 고위층은 쌀을 44원 정도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 가면 쌀이 1000원 정도 한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물건을 되판 차익으로 잘 먹고 잘 산다.



Q. 예전에 북한 공연단이 남한에 왔다가 김정일 사진이 있는 현수막이 비를 맞게 되자 울고불고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은 실제인가? 연기인가?

아마 실제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일가에 대한 찬양과 세뇌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물론 일부는 그렇게 안 하면 죽을까 봐 마지못해하기도 한다. 

예전에 어떤 부대에 김일성이 심은 나무가 하나 있었다. 그 나무는 부대의 자랑거리였고 소중히 모시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부대 주변에  불이 나면서 그 나무에 불이 옮겨 붙었다. 그것을 발견한 한 사람이 그 불을 끄겠다고 울면서 그 나무를 끌어안고 있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 후 그 부대 이름은 그 사람 이름을 따서 개명하였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이정도면 BTS를 넘어서는 인기다.


Q. 북한 주민들은 남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북한 주민들 대부분 집에 DVD를 가지고 있으며 불법이긴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 하지만 북한 역시 TV 속에 보이는 모습과 현실은 다르니 남한의 현실을 알 수가 없다. 또한 대북전단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된다. 군대에 있을 때 한 번씩 대북전단 주으러 가곤 했는데 간부들이 절대 내용을 보지도 읽지도 말라고 한다. 하지만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은 법이라고 줍다 보면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보게 된다. 주로 북한 정권을 비방하는 내용이나 남한의 현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정권을 비방하는 내용은 너무 적대감을 드러내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남한의 현실에 대한 내용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북한에서 남한 노래는 금지되어 있지만 유일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독도는 우리 땅'이다. 북한에서도 그걸 즐겨 부른다.  



Q. 우리가 북한군 전술을 배우듯이 북한도 우리의 전술을 배우는가?

북한에서는 남한의 전술을 배우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남한의 전술을 배우면 자신의 무기로 남한을 대적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군생활 중에 한번 남한의 전력에 대하여 배운 적이 있다. 당시 고사총 사수였기에 남한 항공기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고사총으로는 잡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사총으로 잡기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가 1달 동안 벌을 받았다. 결국 남한 전술에 대한 교육은 1년도 못가 폐지되었다. 



Q. 중국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북한군은 중국이 피를 나눈 국가이며 전쟁 나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김정일이 죽기 전, 북한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남한이 아니라 중국이라 말한 것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중국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Q. 북한이 무너지는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북한 체제가 무너진다면 아마 쿠데타로 인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70년대 북한의 6군단이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북한은 중앙 집권 체제이다 보니 수령이 있는 평양에 군사가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러시아 대사관을 공격해서 러시아가 북한을 쳐들어오게 하려는 작전을 짰지만 시도도 하기 전에 내부고발자에 의해 실패했다. 그 후 6군단은 9군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남한에서도 70년대 최전방 부대 대대장이 대대 병력을 이끌고 월북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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