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력서를 써야 하는데 경력란이 문제였다.
사회복지 경력이라고는 학부 때 실습 2회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졸업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몇 달이라도 일해 볼 걸 후회가 밀려왔다.
사회복지분야에 일자리는 많았다.
자치구 하나에 종합복지관 4개 이상, 장애인복지관 1개, 노인복지관 2~3개, 자활센터, 데이케어센터, 가족센터 등 생각보다 우리 사회가 주민들을 위한 복지가 꽤나 촘촘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연말도 연초도 아니라 채용공고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서류 결과일을 잊어버릴까 싶어 노트 하나에 지원하는 시설명과 발표일자를 메모해 두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이력서를 40개 정도 넣었는데 연락은 5~6곳에서 연락이 왔다.
같이 면접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20대~30대 여성이 많았고 다른 시설 경력이 1년~2년 정도 있었다. 나처럼 사회복지 경력이 전무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는데 대부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지 얼마 안 된 경우가 많았다.
나이는 많고 경력은 전무한 팀원을 조직에서 받아들이는 게 어려울 거란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안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가까운 지역만 알아봤지만 나중에는 경기, 인천까지 찾아보게 됐다. 그러다 한 곳에서 연락이 왔는데 기독교법인에서 운영하는 데이케어센터였다. 주 5일 근무하는데, 일요일에 예배를 같이 드릴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 그건 좀.... 종교는 기독교지만 그건 어렵겠다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집에서 거리가 좀 되는 곳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학부 때 가까웠던 지인에게 연락해서 하소연을 했다. 지인은 동기들의 안부를 하나하나 읊었는데, 누구는 자원봉사센터에 있다더라 누구는 지역자활센터에 있고 또 누구는 사회복지를 그만두고 떡볶이 장사를 한다더라 어쩜 그렇게 모든 소식을 꿰고 있는지 신기하다 했더니 그러길래 동기모임에 왜 안 나왔냐며 서운해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사회복지에 지원서를 넣고 있다고 두 달 동안 지원서를 40개 이상 썼는데 아직 취업이 안 됐다고 하니 왜 40개 밖에 안되냐며 더 많이 지원서를 냈어야지 왜 그랬냐며 타박을 해댔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이 와중에 지원서를 가려서 내고 있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지원서를 다시 넣기 시작했고, 면접 연락이 세 곳에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