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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Oct 01. 2018

불륜산악회 - 다랑쉬오름

제주살이 스무이레


산을 좋아하는 남편과 나.

우리 둘이서 만든 산악회가 있다.


<< 불륜 산악회 >>


오래간만에

불륜산악회 정기산행으로 다랑쉬오름에 오른다.

ㅎㅎㅎ


둘째가 오늘 점심 때 조별과제로

친구들과 약속이 있단다.

다른 아이들도 집에 있고 싶어하니

오늘은 불륜 산악회 당첨.

애들과 올라갈 땐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올라갔던 길을 남친과 함께 오니

힘도 안들이고 금새 올라왔다.

것 참 신기하네~


보름 만에 다시 찾아 온 다랑쉬오름.

그새 가을가을한 풍경으로 바뀌고 있다.

산악회 회원 단체사진.


날씨가 맑아서 우도, 성산일출봉, 한라산이

훤히 보인다.

한라산 꼭대기에 걸린 구름이

꼭 만년설 같아 보인다.



즐거운 불륜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비자림 방문.

나를 여친모드로 만들어주는

남편의 남친모드.


고마워요!

우리 늙어도 연애하며 살자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당근 케이크로 유명한 구좌상회에 들렀다.

구좌상회 근처에 아기자기 예쁜 곳이 많이 있다.


시간이 촉박해서 구경할 새가 없어 아쉽다.

다음에 여유있게 놀러 와야겠다.


일단, 아주 마음에 드는 골목을 발견해서 신난다!

여기도 대기 줄이,,,



회국수로 유명한 동복리 해녀촌.

성게국수, 회국수, 고등어 구이.


회국수는 두툼하게 썰은 회와 함께 비벼먹으니

맛있었음.

궁금해서 먹어본 성게국수는 성게맛과 향은 안나고

후추향이 강해서 뭔 맛인지 모르겠다.


후다닥 국수를 먹고 일어나 집으로 가는 길에



포장해온 당근 케이크와 치즈케이크를 함덕 바닷가에서 식어 빠진 커피와 함께 먹는다.


케이크 맛은,,,

내가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다.



제주와서 아직 당근 케이크도 못 먹었다 하니,

얼른 가보자고 척척 데려가 주는 달달한 남친.


그런 남친과 먹는데 식은 커피면 어떻고,

촉촉하다 못해 기름진 케이크면 어떠냐,,


미친듯이 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모래바람에 싸다구를 맞으며 케이크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어도

마주보며 낄낄.



지금 생각해보니 한달간 밀린 데이트를

하루만에 하느라 바빴던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맛집 두 군데 들른 것 뿐인것 같기도 하고,,,




남편은 집에 돌아와서 씻을 새도 없이

아이들과 농구하러 나왔다.


오늘 우리동네 올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온 가족이 여유있는 동네 탐험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고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농구를 하고 싶다고 한다.


올레길 탐험은 다음으로 미루고

학교에서 농구를 하기로 한다.

'온 가족이 여유있게 동네'에서

농구로 즐거운 시간! ㅋㅋㅋ



집에 돌아와서 씻고 저녁 먹고 잠시 쉬었다가

공항으로 출발.

비행기가 연착 되어 시간 여유가 있다고

세차장에 들러 간단하게 물을 뿌려준다.

제주에 와서 세차를 한 번도 못했는데, 세차장을 찾아주고 세차장 회원카드까지 만들어 건네주는 남편.

참 든든하고 고맙다.



남편은

일정이 짧아서 아쉽지만, 즐거운 주말이었단다.

나도 이번 주말이 즐겁고, 신나고, 기뻤다!



그런데,,,

독일, 싱가포르 출장 다녀오느라 바빴던 남편.

이번에는 제주로 출장 온 것 같다!!


한 달간 밀린

남편 노릇, 아빠 노릇, 가장 노릇 하느라

무척 바쁜 주말을 보낸 것 같아 보인다.




부지런하고 가정적인 남편의 최대의 수혜자는 바로 나!


(이런 혜택을 가늘고 길게 누리기 위해서)

나는 남편이 좀 더 자신을 돌보며

이기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쉬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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