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 달 살기 - 열닷새 째

어린이들이 낚시 재미에 푹 빠졌네!

by 정희라

아침에 일어나도 여전히 멋있는 바다.

계속 바라보고 싶은데 빨리 텐트를 걷고 편의점 라면이 먹고 싶은 아이들...

아직 6시 30분이다, 아들들아!


늬들 언제 일어났니?

새벽에 빗소리에 깨보니 날이 쌀쌀하다.

밤 새 자꾸만 이불을 차내는 아드님들 침낭 덮어 주느라 잠을 설쳤는데, 아이들은 푹 잔 모양이다.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후딱 텐트 걷고 컵라면 먹으러 편의점 가자고 약속하고 잤으니 눈 뜨자마자 졸린 어미를 채근한다.


아무리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아침식사를 한다고 생각해 봐도, 자꾸만 노숙자로 보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 ㅠ ㅠ


밥 먹자마자 이번엔 낚시터로 가자고 성화다. 어제 낚시 가게에 가서 새로운 미끼도 사고 낚시 포인트도 알아왔다.



함덕에서 김녕을 지나 행원에 있는 광어 양식단지 앞바다.

양식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먹이가 섞여 나와 이걸 먹으려고 고기들이 몰려든단다.


와서 보니 지난번 여행 와서 유난히 갈매기가 많아서 한참 놀다 갔던 곳이다.



지금은 물고기 밥 주는 시간이 아닌지

갈매기도 바다도 조용하다.


옆에서 낚시하던 아저씨가 작은 광어는 놔주고 큰 광어는 우리를 주신다. 고맙게도!




드디어 큰 아이도 광어를 낚는 데 성공하고 우리 집은 완전 축제 분위기~~ ^^


바다가 고요해서 모래밭에 숨어 있는 광어가 보인다. 물이 결코 깨끗하지는 않은데 먹이가 풍부하니 고기가 그만큼 많다.


그 와중에 옆에서 낚시하는 아저씨는 계속 낚고 놔주기를 반복한다.


둘째도 낚시 성공!!


했으면 좋았겠지만,

어떻게 하면 낚시에 성공하는지 아저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물으니 아저씨가 손 맛이라도 보라며 한 마리 주신다.



신나서 제 낚싯대에 걸어서 설정샷 한방 찍고 도로 놔 줌.

놔주지 말고 가져가자 했더니 굳이 놔 줌.

하도 주물러서 살기 힘들 텐데...


어찌 되었건 손맛들을 한 번씩 보고는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주변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

바다에서 물고기 세 마리나 선물 받았으니, 바다를 위해 청소해 주자고 봉투 한가득 쓰레기 담아 옴. 기특한 제주바다 지킴이들!!



애들이 자청한 것은 아니고 내가 시켰지...


이제 진짜로 집으로 출발!

큰 것 한 마리는 앞집 할머니 드리고 두 마리는 구워서 점심 반찬으로..


가만히 누워서 오는 먹이 주워 먹어서 그런가, 낚시꾼들에게 잡혔다 풀렸다 반복하면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니 매가리 없이 살아서 그런가..


살이 푸석푸석하니 맛은 영 별론데,

짭짤하게 소금 뿌려주니 아이들은 역시 맛있다며 밥 한 그릇씩 뚝딱 먹는다.


아저씨가 주시며 회로 먹지 말고, 굽거나 매운탕 끓여 먹으라더니. 양식장에서 비실비실한 애들 내다 버린 건가 싶어 먹으면서도 좀 찜찜하다. 신바람 난 애들한테는 비밀!!




저녁나절에 등대로 또 낚시 가자는 아이들

형님들이 세월을 낚으시는 동안 막내와 해안도로 산책.



아무리 봐도 비현실적인 바다색.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그냥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용운동 복지회관 앞바다가 이렇다.



정말...

제주 바다는 사랑이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지며 한치 잡이 배 불빛이 보이네...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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