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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Nov 28. 2018

어반스케치 - 제주 신촌향사

제주살이 여든 닷새 181127

애들 학교 보내고

오늘 오전에 뭘 할까 하다가

신촌 향사로 어반스케치 하러 나간다.


날이 꾸물꾸물해서 집에 있을까 하다가

한 시간만 그리고 오자 싶어 게으름을 떨치고 나옴.

한 시간 그려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기와에 문짝, 돌담까지 그리다 보니 스케치도 두배, 채색도 두 배로 걸렸다.

요새 제주 돌담에 꽂혀서 마지막에 돌담 파는데 20분도 더 걸림. 시간은 오래 걸렸어도 돌담은 어찌 그릴지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히히


돌담을 파기 전과 후. 역시 공들인 보람 있구만.


흐린 하늘에 시작했는데 그리다 보니 해가 쨍하다.

썬크림도 안바른 내 왼쪽 얼굴,,, 기미 어쩔거여,,,

신촌 지방의 공무를 처리하던 향사.

언제 지어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1805년(순조 5년)에 위치를 이곳으로 이건했다 하니 훨씬 이전에 지어진 건물임에는 분명하다.

조선시대 지어진 오래된 건물인데

1977년 까지도 신촌리 사무소로 썼다니 놀랍다.


인터넷으로 신촌향사를 검색해보니 내부는 이런 모습 이란다.


제주도 유형 문화제 (무려 8호)

아담하고 이쁜 건물인데,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있다.

빨래줄이며 슬리퍼는 정겹다 치더라도

사진에는 없지만 한켠에 모아둔 고철 더미들에 눈쌀이 찌푸려진다.

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제주에 와서 석달간 가보고 싶었던 곳을 이곳 저곳 다니고 나니 이제 우리 동네 신촌리의 구석구석이 궁금하다. 당분간은 신촌리 구석구석 탐방하게 될 듯 하다.

마을이 생긴 지 700년이 되었다니

오래된 마을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평온함이 있다.


그럼에도 요새 조천, 신촌이 제주에서 급부상 하고 있는 마을이라 계속 건물들을 짓고 있고, 곳곳에 공사현장들이 많아서 좀 씁쓸하지만 나도 지은지 얼마 안 된 신축빌라에 살고 있으니,,, 쩝.

나는 편리하게 살고 싶고, 오래된 마을 풍경은 남아있길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 인건가?


아니다.

살기 좋은 돌집이 있으면 돌집에서 살았을 거다.

처음엔 마당이 있는 돌집을 찾아봤으니까.


편리와 전통이 공존하는 곳으로 개발하면

장기적으로 훨씬 좋을 텐데.

프랑스 파리 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트인 진드르를 지나 오는,

한라산이 보이는,

아기자기한 작은 식당과 카페들이 많은,

조용한 바닷가 시골마을 신촌리가

나는 좋다.


알고 온 것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 자리를 잘 잡았는지.

아유~ 기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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