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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Dec 18. 2018

하루 하루가 아깝다

제주살이 백 엿새 181218

분명 겨울인데

아직 초록록한 제주.

햇살이 비치는 바다는 계절을 가늠하기 더 어렵다.


애들 학교 데려다 주고 매일 아침 들르는 대섬.

아침부터 그냥 경이롭다.


구름과 바람과 햇빛, 바다가 정교하게 맞물리는

찰나의 순간이다.

5초 후에는 다른 풍경.

그래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로 지금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요가 후 요가 회식 따라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흥리의 작은 해변이 참 평화롭다.


아이 하교시간 까지 1시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순간을 내 기억속에 저장하고 싶어

얼른 그림 도구를 꺼낸다.


한 시간 동안 햇살 받으며 기분 좋게

풍요로운 제주를 만끽한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 이후 시간은 몹시 바쁘게 보냄.

막내 데리러 가서 절친과 함께 간식 사 먹이고,

큰아이 정형외과 물리치료,

(오른손 검지 손가락 인대 무슨 막을 심하게 다쳐서 아직도 많이 부어있는 상태)

병원 건물에서 장 보고,

집에 돌아와 집안 정리,

아이들과 함께 요가,

(아이들이 집에서 엄마랑 요가 하겠다고,,, 요가는 할만하고 내 몸에 필요한 줄 알겠는데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요가원은 가기 싫단다. 합기도 사범님 오래하신 요가 선생님. 합기도, 검도,, 무술을 다 합치면 27단 이란다! 내가 보기에도 아직 사범님 포스 작렬이다. 오늘 그말씀 드렸더니 웃으시며 25년 했으니 카르마가 쌓였을 거라며, 카르마를 없애는 데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며 몇년 더 남았다고 호탕하게 웃으신다. 우리 형제님들 집에서라도 꼭 요가 수련 하게 하라신다. 이럴 땐 요가 선생님.)

저녁 식사,

애들 숙제하는 동안 설거지,

책 보고 그림 그리기,

재활용 분리수거.


아침 9시 부터

저녁 9시 까지

딱 절반은 나를 위한 시간,

나머지 절반은 아이들을 위한 시간.


여유와 분주함, 안과 밖, 나와 아이들,,,

밀물과 썰물처럼 매일 반복 된다.

나름의 조화로움이 있다.



오늘 요가 시간에 잠깐 명상하는 데

뜬금 없이 감사함이 올라오며 눈물이 차오른다.


제주의 생활은 참

평화롭고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Thanksgiving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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