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백 엿새 181218
분명 겨울인데
아직 초록록한 제주.
햇살이 비치는 바다는 계절을 가늠하기 더 어렵다.
애들 학교 데려다 주고 매일 아침 들르는 대섬.
아침부터 그냥 경이롭다.
구름과 바람과 햇빛, 바다가 정교하게 맞물리는
찰나의 순간이다.
5초 후에는 다른 풍경.
그래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로 지금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요가 후 요가 회식 따라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흥리의 작은 해변이 참 평화롭다.
아이 하교시간 까지 1시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순간을 내 기억속에 저장하고 싶어
얼른 그림 도구를 꺼낸다.
한 시간 동안 햇살 받으며 기분 좋게
풍요로운 제주를 만끽한다.
참으로 감사하다.
그 이후 시간은 몹시 바쁘게 보냄.
막내 데리러 가서 절친과 함께 간식 사 먹이고,
큰아이 정형외과 물리치료,
(오른손 검지 손가락 인대 무슨 막을 심하게 다쳐서 아직도 많이 부어있는 상태)
병원 건물에서 장 보고,
집에 돌아와 집안 정리,
아이들과 함께 요가,
(아이들이 집에서 엄마랑 요가 하겠다고,,, 요가는 할만하고 내 몸에 필요한 줄 알겠는데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요가원은 가기 싫단다. 합기도 사범님 오래하신 요가 선생님. 합기도, 검도,, 무술을 다 합치면 27단 이란다! 내가 보기에도 아직 사범님 포스 작렬이다. 오늘 그말씀 드렸더니 웃으시며 25년 했으니 카르마가 쌓였을 거라며, 카르마를 없애는 데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며 몇년 더 남았다고 호탕하게 웃으신다. 우리 형제님들 집에서라도 꼭 요가 수련 하게 하라신다. 이럴 땐 요가 선생님.)
저녁 식사,
애들 숙제하는 동안 설거지,
책 보고 그림 그리기,
재활용 분리수거.
아침 9시 부터
저녁 9시 까지
딱 절반은 나를 위한 시간,
나머지 절반은 아이들을 위한 시간.
여유와 분주함, 안과 밖, 나와 아이들,,,
밀물과 썰물처럼 매일 반복 된다.
나름의 조화로움이 있다.
오늘 요가 시간에 잠깐 명상하는 데
뜬금 없이 감사함이 올라오며 눈물이 차오른다.
제주의 생활은 참
평화롭고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Thanksgiving JE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