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라 Dec 24. 2018

제주 탐험 - 해양동물 박물관

제주살이 백 열하루 181223

아침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형제님들 뫼시고

성산 <빛의 벙커 - 클림트>전시를 보러 간다.


가는 길에 날씨가 좋아 해안 도로를 따라 가니

45분 거리가 한 시간이 훌쩍 넘는다.

아이들과 연신 감탄하며 달리는 길.


그렇게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고, 내리고, 사진 찍기를 반복하며 성산에 도착 했더니,,, 빛의 벙커 주차장도 못들어가 보고

관람객이 너무 많다고 저 멀리 입구에서 부터 안내한다.


여기서 두 가지 생각이 올라온다.


1. 느릿느릿 놀면서 오지 말고 더 빨리 왔으면 볼 수 있었을까?

그러니까 인석들 어제 일찍 자라니까, 늦게 자더니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는,,,

2. 해안 도로 풍경 실컷 즐겼으니 억울하지는 않네.

전시는 내년까지니 다음에 또 오면 되지.

그럼 이제 어딜가지?


뭐, 생각을 선택한 것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순차적으로 올라온 생각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나 자신과 남을 탓하는 것이 먼저 올라오는 나를 본다.


그래도 금방

오늘의 하늘과 바다를 즐길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차를 세우고 급 검색에 나선다.


요 며칠 날씨가 포근했던 터라 아이들 옷을 얇게 입고 나왔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몹시 추운 오늘 날씨. 어딜가지?


가는 길에 좋은 곳 있으면 가 볼 생각으로

일단 성읍 민속마을로 출발.


배고프다는 아이들.

가는 길에 만난 형제국수에서 점심 식사.


국수를 먹으면서도 내내 어딜갈까 내 머리 속은 복잡한데 둘째와 막내가 계속 말싸움을 한다.


요새 막내에게 불만이 많은 형님들이다.

나도 좀 짜증이 나긴 한다.


형님들의 경험으로 보면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부터 2학년 초반까지 정서적 성장기에 있는 것 같다. 유치원을 지나 초등생이 되고 뭐가 뭔지 잘 모르는 1학기를 지나니 이제 아기티를 벗고 형님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지 1학년 말이 되면 행동 반경도 넓어지고, 자기 주장도 강해져서 가족들과 마찰이 잦아진다. 아들 셋이 공통적으로 겪은 일이다. 이럴 때 자기 주장의 싹을 밟아 버리면 다시 아기로 돌아갈까 걱정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온전히 지지해 주기에는 가족 간의 트러블이 몹시 피곤하다. 형님들에게 매일 혼나고 매일 우는 막내.


어제 막내와 둘째의 싸움을 보며 막내의 태도에 화가 난 큰 아이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큰 아이는 좀 이해하는 듯 한데, 둘째에게는 이야기 할 기회가 없었다. 상황 봐서 적당한 때에 이야기해야겠다.


아이가 건강한 성장의 단계를 밟아 나가길 바라는 마음과 편안한 가족 관계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여 이상황을 보고 있는 나도 갈등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식사를 마치고

제주 해양동물 박물관으로 간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알찬 전시.

전시 되어있는 해양 동물들은 모형이 아니라 실물을 박제해 놓은 것이란다. 껍질이 얇고 부패가 빨리 진행되는 물고기 박제라니,,,

징그럽지 않을까 했는데, 신기했다.

이곳에 있는 분들은 10년 이상 경험이 있는 분들이고, 직접 작업한 것들이라하니 놀랍다.


상어가 샥스핀 요리를 위해

1초에 3마리씩(3초에 1마리 였나?)

포획되어 지느러미가 잘린 채로 바다에 버려져 죽는다니 안타깝다. 상어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등지느러미가 없으면 헤엄치지 못해서 죽는단다.

상어의 피부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전시품도 있다.


중학생은 퀴즈를 푸느라 집중.

초등생은 다양한 액티비티에 집중.

나는 물고기 구경에 집중.

유리멘탈로 알려진 개복치의 진실을 알게됨.ㅋ

살아 남아라, 개복치!!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은 집에서 놀고

나는 함덕 스타벅스로.

집이 시끄러워서 나왔더니 여긴 더 시끄럽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려오는 옆 테이블 꼬마 아윤이와 아윤 엄마의 갈등.

아윤이의 자기 주장, 아윤 엄마의 잔소리.

아 귀따가워,,, 좀 쉬고 싶다고요~~



갈등이 힘든 나.

매거진의 이전글 평화로운 종달리 마을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