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 달 살기 - 스무사흘 째

계획대로 된다는 건.

by 정희라

오늘 아침 비가 와서 승마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웅... 진짜 계속 비가 오네!

집에 돌아가기 전에 제주에서 미션 클리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 승마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고

내일 오후에 말 타고 승마장 밖을 나가는 외승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토요일에는 마지막으로 한라산 정상 도전해 보고 싶은데, 계속 비 예보가 있네... ㅠ ㅠ


날씨야 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니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래도 뜻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하다!



오전에 동문 시장에 갔는데,,

네비에 안내된 시간보다 엄청 길이 밀린 데다가 시장에 주차할 곳을 찾아 빙빙 돌다가 친구와의 약속 시간이 다 되어 차를 돌려 약속 장소로... ㅠ ㅠ


비 오는 날의 제주 시내는 정말 울화병을 유발한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나니 반갑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친구인데 뭐든지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친구.

남편의 제주 발령으로 제주에 왔는데 그 친구도 제주에서 상담일을 하고 있다. (여보, 자기네 회사는 제주 지사 만들 계획 없대??)


서울에서 만날 때, 명절 쇠러 제주 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친정과 시댁이 다 제주에 있는 것이 엄청 부러웠는데, 제주에 이사해서 사는 친구를 보니 진짜로 더 부럽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가 사 준 맛난 점심.


정성이 가득한 정갈한 음식 맛에 보약 먹는 것 같다고 했더니 식당 이름이 '밥이 보약' 이란다! ㅋㅋㅋ


산채비빔밥, 녹차 들깨수제비, 순두부.

딱 세 가지 메뉴.


산채비빔밥에 들어가는 당근과 호박 채를 썬 모양새가 어찌나 곱고 얌전한지!!


나는 곱게 썬 채를 보면 금세 반하는 타입이라...ㅋㅋㅋ. 역시나 반해버렸다!!


정성 가득한 귀한 음식 먹게 해 줘서 고맙네 친구!

부디 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가슴에 품은 큰 뜻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라오!!

식당 이름이 진짜로 밥이 보약.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


친구와 아쉬운 작별 후에는 한림공원으로 간다.


공원 가는 길에 있는 구엄 돌염전에 잠깐 멈춰

낮잠 한 숨 자고 가기.

어제 온 식구가 늦게 자서 졸리네...
안 졸린 큰 아이가 찍어 온 사진...ㅎㅎㅎ



잠깐 눈 붙여 급속 충전하고 한림공원으로 고고~



회오리 감자로 보이는 건 나뿐인 건가?? ㅎㅎㅎ



제주말은 통역이 필요하다.

길에서 할머니들끼리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 정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ㅎㅎㅎ


테마별로 잘 나뉘어서 구경하며 돌아다니기 좋다.



한림 공원 안에 있는 동굴.

오~~~ 신기하다 신기해.

한림공원 수석 전시장에서 만난 외계인... ㅎㅎㅎ

너 거기서 뭐하니??




수석은 보통 나이 든 남자 어른들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점잖은 양반들이 모여서 서로

'야, 이거 외계인 닮지 않았냐?'

'이것 좀 봐봐, 곰 모양 아니냐? 좀 멀리서 봐봐 곰 닮았잖아! 나는 잘 보이는데? 넌 그게 안 보여??'


이러면서 가족들의 지청구에도 꿋꿋하게 장식장을 짜서 수석을 진열하고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근엄하게 '수석'이라고 하는 것 아닐는지?ㅎㅎㅎ


어릴 때 '엄마~ 이것 좀 봐. 돌이 하트 모양이야!'

의 어른 버전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수석의 심오한 세계를 몰라서 하는 무지몽매한 소리겠지?? ㅎㅎㅎ


한림 공원을 나와
4, 9일에 열리는 한림 오일장을 찾아갔다.


궁금했던 한림 오일장도 구경하고 초콜릿도 사고 간식도 사 먹으려 했는데 저녁 6시쯤 갔더니 시장이 파하기 시작해서 많이 보지는 못 했다.

초콜릿부터 사서 차에 넣어 놓고,

따끈한 핫도그 하나씩 입에 물고 시장 구경.

'조끄뜨레'는 가까이, 곁에 라는 뜻이란다.

한림 전통 오일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이 보인다.


오늘도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구경하고, 많이 걷고...

보람찬 하루였네!!


오늘 계획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서 그 당시에는 부글부글 한데,, 지나고 나면 그 틀어진 계획 덕분에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걸 늘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는 점.)


당최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늘 잊지 않고 기억하는 좋은 방법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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